2013년 치매 환자 60만명
60세 이하 환자 8000명 넘어…젊을 때부터 예방 관심가져야
20~30대 폭음이 발병률 높여
50대 땐 5년마다 뇌사진 찍어 치매 진행 여부 확인해야

○성장기엔 악기로 뇌 활성화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여행이나 현장학습 등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이 뇌세포를 성장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뇌의 예비 용량을 늘리는 데 독서만큼 좋은 것이 없다”며 “다양한 삶의 스토리를 간접경험하면 나이 들어 치매 발병률을 다른 사람보다 낮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백석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성장기 때 악기 배우는 것을 적극 권했다.
○20·30대 폭음습관, 치매 불러
최근 몇 년 새 의료계에선 젊은 시절 잘못된 음주습관이 치매 발병률을 높인다는 보고서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김기웅 국립중앙치매센터장(분당서울대병원 교수)은 “사람마다 뇌세포를 1000억개 정도 가지고 태어나는데 하루에 약 10만개씩 파괴된다. 하지만 과음을 하게 되면 100만개 이상, 기억을 잃을 정도로 술을 마시면 한 번에 수천만개가 파괴된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특히 “20·30대에 생긴 폭음 습관은 60대를 넘어가면 필연적으로 뇌세포 손상으로 인한 치매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40대, 운동·학습기회 스스로 찾아야
40대가 넘어가면 몸의 노화 속도가 빨라지고 새로운 경험을 쌓을 기회가 적어져 뇌 활동도 자연스럽게 둔화되기 시작한다. 전문의들은 40대 중년층은 규칙적 운동과 새로운 학습을 꼭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필휴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는 되도록 ‘암기가 필요한 운동’을 추천했다. 동작을 외워야 하는 태권도 검도 등을 하면 운동효과와 학습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1주일에 3회 정도, 한 시간 이상 걷는 것도 뇌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각종 스마트기기는 뇌세포 노화의 주범이다.
윤영철 중앙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스마트 기기 의존이 뇌세포를 둔화시킨다”며 “한 번 가본 길은 되도록 내비게이션을 사용하지 않고 스스로 기억해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50·60대, 친밀한 인간관계 중요
전체 치매의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키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은 40대 중·후반부터 뇌에 쌓인다. 김어수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50대 이후에는 대장내시경 검사처럼 5년 주기로 건강검진 때 뇌 사진을 찍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목적의식과 긴밀한 인간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활기차고 호기심 많은 인간관계에 근거한 활동이 운동이나 금연보다 더 높은 항치매 효과가 있다는 보고서가 계속 나오고 있다”며 “억지로 하는 사회생활이 아니라 친한 사람들과 자주 만나고 사람들과의 교류가 많으면 치매에 덜 걸린다는 학계 보고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인간관계에는 가족들과의 만남도 포함된다.
윤 교수는 글쓰기를 강조했다. 그는 “주기적으로 신문이나 책의 한 단락을 읽고 다시 써보거나, 여행을 다녀와 보고 들은 것을 떠올리며 기행문을 써보면 기억력 감퇴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