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MKC, 버튼 하나까지 정교하게 배치…"디자인은 배려와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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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 Joy
MKC 실내디자인 총괄
한국인 디자이너 강수영 씨
MKC 실내디자인 총괄
한국인 디자이너 강수영 씨

미국 포드 계열의 고급차 브랜드인 링컨이 내놓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MKC를 처음 봤을 때도 그랬다. 작지만(실제로 보면 그리 작은 차도 아니다) 강인한 콤팩트 SUV의 내장 디자인을 총괄한 사람이 여성이라는 사실은 신선했다. 링컨 실내디자인 총괄인 그는 한국인 강수영 씨(50·사진)다. 강 총괄은 포드에 입사한 지 올해로 28년째인 장기 근속자다.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회사에서 일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을까. 그는 “디자이너는 성별, 국적과 상관없다”며 “평가 기준은 오로지 얼마나 디자인을 잘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모범답안 같은 답변이지만, 이것보다 더 맞는 말은 없을 것이다.
강 총괄은 미국 클리블랜드예술대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 이후 포드가 주최한 자동차 디자인 공모전에서 1등을 한 계기로 1986년 포드에 입사했다. 2007년 아시아계 여성으로는 처음 수석 디자이너에 오르기도 했다.
그에게 인정받는 디자이너가 된 비결, 그리고 성공 비법을 물었다. 역시나 교과서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하룻밤에 이뤄질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열정을 갖고 꿈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식상해하는 기자를 의식한 듯 그는 한 가지를 더 언급했다. ‘배려’였다. 강 총괄은 “스스로와 다른 사람에게 진실되고, 나와 남을 늘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철학은 디자인에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그는 MKC의 실내 디자인 콘셉트를 “한 번 타보면 꼭 다시 타고 싶은 차가 되도록 작은 부분까지 신경 썼다”고 했다. MKC의 실내는 언뜻 보기에는 단순하지만, 하나하나 뜯어보면 작은 버튼 위치 하나까지 정교하게 배치돼 있음을 알 수 있다. 강 총괄은 “링컨의 역사에는 100년을 이어온 기술과 감성이 있다”며 “이것이 소비자와 정서적인 교감을 이룰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것이 디자이너의 임무이자 기쁨”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