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窓] 외국인 자금 이탈 계속되나
지난 17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이 매도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당초 밝혔던 속도대로 채권 매입 규모를 100억달러 더 줄이고 내달 말 양적완화(QE3)를 종료할 것이라고 했는데도 말이다.

Fed는 1차 양적완화(QE1) 때부터 상당히 기계적인 패턴으로 통화정책을 추진해 오고 있다. 따라서 아직 시장에 의구심이 있긴 하지만 내년 상반기 중 금리 인상이 시작될 것이란 시나리오가 가장 설득력 있다고 판단한다.

한국을 포함한 신흥 주식시장 투자자들에게는 1990년대 후반의 트라우마가 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이후 달러 강세와 함께 신흥 아시아 주식시장이 폭락했던 경험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라 불린 아시아 외환위기다. 최근의 달러 강세는 이런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것 같다.

필자는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외국인 자금이 추세적으로 이탈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1990년대 상황을 다시 예로 들어보자. 미국이 금리 인상을 시작한 것은 1994년 초였다. 아시아 외환위기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수차례 진행된 이후에 나타난 것이다. 글로벌 자금이 신흥시장을 이탈해 미국으로 유입되며 미국 채권과 주식이 추세적으로 상승하는 시점이다.

필자는 신흥시장의 위기를 틈타거나, 혹은 조장하거나, 글로벌 자금이 이탈하는 경우는 ‘더욱 수익성 높은 투자 자산이 마련된 이후’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채권에서 수익을 올릴 만한 시기가 왔을 때’라는 것이다. 1990년대 후반 신흥국 위기 때도 미국 국채(10년물 기준) 금리가 연 8%에 근접하는 수준에서 4%대까지 떨어지는(채권 가격 상승) 기간에 나타났다.

조윤남 <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