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 여파로 한국 기업들의 2분기 매출증가율이 4년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기전자(IT)와 조선 등 주력업종 매출증가율이 수출 부진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분기 상장기업 경영분석’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의 2분기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9% 감소했다. 이는 2009년 3분기(-3.0%) 이후 4년9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2분기 원화 강세가 기업들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됐다. 작년 2분기에 달러당 1135원20전이었던 원·달러 평균환율은 올해 2분기 1019원40전으로 11.8%나 하락했다.

매출액 하락 폭이 가장 큰 업종은 IT였다. 전년 동기 대비 9.6% 하락했다. 2005년 2분기(-10.0%) 이후 9년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삼성 등 주요기업들의 스마트폰 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IT 업종의 매출증가율은 작년 2분기까지만 해도 10%를 상회했지만 3분기 4.7%, 올해 1분기 0.2%로 하락하다 기어이 감소세로 전환했다. 다음은 조선업종으로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했다. 이는 조선업체들의 저가수주 여파가 반영된 것이라고 한은 측은 설명했다. 목재·종이(-7.3%), 운수(-6.6%) 등의 매출액도 감소했다.

수익성도 악화됐다. 기업들의 2분기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4.2%로 전년 동기의 5.4%는 물론 전 분기 5.2%와 비교해서도 하락했다. 올해 1분기에는 1000원어치를 팔아 52원을 손에 쥐었다면, 2분기에는 42원만 남겼다는 뜻이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