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참치
생선맛은 철따라 다르지만, 참치는 언제 먹어도 변함이 없다. 원양어선이 가장 맛있는 시기에 잡은 것을 동결 저장하기 때문이다. 횟감으로는 주로 참다랑어와 눈다랑어를 쓴다. 부위에 따라 맛과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가장 맛있고 비싼 건 뱃살이다. 등살에 비해 30~50배나 지방이 많아 고소하고 풍미가 있다. 그 중에선 대뱃살이 으뜸이다. 아가미 쪽의 가마육도 맛있다.

영양 또한 풍부하다. 단백질이 27.4%나 되니 생선 중에선 독보적이다. 돼지고기나 소·닭고기보다 훨씬 많다. 지방이 적고 탄수화물은 거의 없다. 대표적인 고단백 저지방 어종이어서 비만이나 고혈압 당뇨환자에게 좋다. 건강식품으로 각광받는 것은 불포화지방산 EPA와 DHA 함량이 높고 핵산, 칼슘 등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참치 고유의 감칠맛은 이노신산 성분에서 나온다.

몸집이 제일 큰 참다랑어는 길이 3m, 무게 400~500㎏에 이른다. 쿠릴열도에서 한국·일본·중국 연해를 거쳐 하와이와 남양군도에 이르는 해역에 많이 산다. 주식은 멸치와 꽁치, 청어 같은 작은 어류이고 오징어류와 갑각류도 먹는다. 한국은 연간 4만여의 횟감 참치를 잡아 절반을 수출한다. 그 중 98%는 세계 참치회의 70%를 소비하는 일본으로 간다.

최근 어획 규제가 강화되자 수산강국들이 양식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도 참치를 ‘10대 수출전략 품종 육성 연구사업’으로 정하고 2011년 일본, 호주, 스페인에 이어 네 번째로 수정란 인공부화에 성공했다. 인공부화한 새끼가 2011년 45마리에 불과했지만 2012년 200마리, 지난해 5000마리로 늘었고 올해 2만마리를 넘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3~4년 뒤엔 국내 양식 참치가 식탁에 오를 전망이다.

참치 강국인 일본은 20여년간의 연구 끝에 부화 생존율을 0.07%(2007년)에서 1% 이상(2013년)으로 끌어올렸다. 2016년이면 세계 최초로 상품성 있는 완전양식 참치를 선보일 것이라고 한다. 종합상사인 미쓰비시상사까지 참치 양식에 뛰어들었다. 참치 양식은 어족자원 보존과 환경 보호, 수출 확대, 국제 수산업계 발언권 강화 등 파생 효과까지 안겨준다.

논란이 된 수은 중독 문제는 이견이 팽팽한 상태다. 미국 컨슈머리포트가 어린이와 임신부에게 참치가 좋지 않다고 지적했지만, 미국 식품의약국은 영양 균형을 위해 섭취량을 늘리라고 권장하고 있다. 우리 식약처도 주 1회 100g 이하는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