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CEO 인터뷰]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 "年 7750t 원두 생산공장 완공… 해외매장 600곳에 공급할 것"
“지난 7월 경기 양주시 백석읍에 완공한 원두 로스팅 공장은 연간 7750t 생산규모를 갖추고 있습니다. 2020년 전 세계에 1만개 매장을 확보해 여기서 소요되는 물량을 양주 공장에서 전량 생산할 계획이지요. 올 한 해 동안은 100t을 생산해 해외매장 600곳에 내보낼 계획입니다.”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46·사진)는 로스팅 공장이 커피전문점 기업의 핵심역량 중 하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커피 맛을 결정하는 요소는 품질 좋은 생두와 로스팅 기술인만큼 이 두 가지 역량을 갖추기 위한 기반이 완성됐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양주 공장에서 새로 도입한 열풍식 로스터기 덕분에 빠르고 균일한 로스팅이 가능해짐으로써 커피의 품질과 맛을 한층 높였다”고 말했다. 매월 50여개씩 늘어나는 해외 매장에 원두 공급을 원활히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아울러 캔 음료와 같은 다양한 커피 상품을 만들어 수출도 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이 커피 수입국에서 원두와 커피상품 수출국으로 거듭나는 데 일조했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글로벌 브랜드로 우뚝 서기 위한 도전을 계속할 것”이라며 “전 세계인이 인정하는 브랜드가 되는 날까지 회사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2~3년간 신규사업 실패와 급성장에 따른 운영관리의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의 각종 규제로 발이 묶이기 전까지 카페베네가 앞장서 세계적인 커피 브랜드들을 압도한 공적을 높이 평가한다.

카페베네는 2008년 4월 창업, 국내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후 2012년 2월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 해외 1호점을 열었다. 이어 4월에 베이징에 해외 2호점을 연 이후 지금까지 국내 980여개 매장을 비롯해 미국 70여개, 중국 450여개 등 세계 12개국에 진출해 해외매장만 600여개를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자금난을 무릅쓰고 해외 진출에 드라이브를 건 이유에 대해 “좌고우면 해서는 글로벌 브랜드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해 모험을 감행하기로 결정했다”며 “글로벌 시장도 국내 시장 못지않게 경쟁이 치열한데, 진부한 방법으로는 글로벌 브랜드들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급성장하는 아시아 국가들은 최근 몇 년 사이 커피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글로벌 브랜드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진단이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 토종 브랜드가 글로벌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대기업과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프랜차이즈 중소기업들이 해외진출에 나서고 있지만, 조직력과 자본력이 부족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기 쉽지 않다”며 “생존에 급급하다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노하우만 뺏기고 철수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대기업의 글로벌 경영관리, 마케팅, 네트워크, 자금력 등이 중소 프랜차이즈 기업의 제품력과 합쳐지면 다수의 글로벌 브랜드 탄생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김 대표는 “카페베네 글로벌 경영의 핵심은 바로 문화의 융합이기 때문에 매장 디자인과 메뉴개발 때 현지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적용한다”고 소개했다. 그가 팔고자 하는 것은 커피상품이 아니라 ‘문화상품’으로서의 카페베네란 설명이다.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적합한 매장을 만들지만 그 안에 한국의 ‘사랑방 문화’를 적절하게 이식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