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28일 오후 12시9분

이달 들어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SPAC) 7개가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며 봇물 터지듯 주식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올연말엔 20개 가까운 스팩이 합병 대상 기업을 찾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스팩 과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투자은행(IB)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마켓인사이트] 봇물 터지는 스팩…합병 '짝짓기' 경쟁 치열
현대증권이 주관하는 현대드림스팩2호는 지난 25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발행 예정가는 주당 2000원이고 공모 규모는 130억원이다.

현대드림스팩2호를 포함해 올해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스팩은 이달 7개, 지난달 3개 등 10개에 이른다. 우리스팩3호, 하나머스트스팩 등 4개가 이미 상장됐으며 KB제3호스팩은 30일 상장된다.

현재 6개의 스팩에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ACPC의 남강욱 부사장은 “올 상반기에 KB제2호스팩이 케이사인과, 미래에셋제2호스팩은 콜마비앤에이치와 합병을 각각 결정하며 증권사의 이목을 끌었다”며 “기업공개(IPO) 실적을 올리려는 증권사와 스팩 활성화에 나서는 거래소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스팩 출범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팩 열풍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출범한 3개를 더하고 합병 대상 기업을 찾은 2개 스팩을 제외하면 올해 16개 스팩이 합병 대상 기업을 찾기 위해 경쟁해야 한다. 몇몇 스팩이 추가로 청구서를 제출할 예정인 점을 감안하면 연말엔 20개에 육박하는 스팩이 합병 대상 기업을 찾기 위해 나설 전망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합병 성공률이 떨어질 수 있다. 스팩이 도입된 2010년부터 이듬해까지 상장된 22개 스팩 가운데 절반이 넘는 12개 스팩이 합병에 실패하고 상장폐지됐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스팩의 인수 경쟁이 치열해지면 회사의 가치가 실제보다 지나치게 높아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3년 전에도 스팩 한 곳과 기업이 인수 협상을 벌이던 중 다른 스팩이 끼어들어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가격 경쟁이 붙은 바 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