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허안화 감독이 연출한 ‘황금시대’. 인기 여배우 탕웨이가 주연을 맡았다.
중국 허안화 감독이 연출한 ‘황금시대’. 인기 여배우 탕웨이가 주연을 맡았다.
아시아 최대 영화축제인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다음달 2일부터 11일까지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에서 열린다. 세계 79개국에서 314편의 영화가 찾아온다. 지난해보다 13편 늘어난 것. 예년보다 중국 등 아시아권 화제작이 많아졌다.

1960~1970년대 중국 본토와 대만 사이 이산민의 아픔을 담은 개막작 ‘군중낙원’(대만)과 조폭들의 세계를 코미디와 멜로로 풀어낸 폐막작 ‘갱스터의 월급날’(홍콩) 표는 일찌감치 동났다. 중국 장이머우 감독의 ‘5일의 마중’, 탕웨이 주연의 ‘황금시대’ 등 화제작도 인기다. 김지석, 남동철, 지수원, 홍효숙 등 프로그래머들의 추천작을 소개한다.

황금시대=20세기 중국에서 가장 뛰어난 여류작가로 꼽히는 샤오홍이 어린 시절 가출해 만주로 와서 격변의 시기를 거치며 작가로 성장하는 모습을 그렸다. 여성 거장 허안화 감독이 그린 여류 소설가의 삶이 탕웨이의 뛰어난 연기로 표현됐다는 평이다.

5일의 마중=장이머우 감독과 여배우 공리가 오랜만에 다시 만든 감성 대작. 정치적인 신념으로 강제노동수용소에 오래 수감됐던 루가 석방돼 집에 오니까 헌신적이었던 아내는 기억상실에 걸려 있고, 딸은 수감자 아버지로 인해 죄책감에 싸여 있다.

대통령=이란의 거장 모흐센 마흐말바프의 작품. 권력을 잃은 독재자가 세상과 대면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담아냈다. 쿠데타로 실각한 이 독재자는 뮤지션으로 변장해 망명길에 오른 뒤 지난날 자신의 만행을 마주하게 된다.

철원기행=아버지의 정년퇴임식을 맞아 가족이 철원의 고향 집으로 모인다. 그런데 아버지가 어머니와 이혼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한다. 가족은 폭설로 2박3일간 불편한 동거를 한다. 속마음을 숨기고 사는 가족의 이면을 그린 작품. 김대환 감독.

마미=‘캐나다의 신동’ 자비에 돌란 감독의 다섯 번째 장편. 과부 어머니와 문제아 아들, 그리고 미스터리한 이웃 여자의 갈등과 사랑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20대 천재 감독’ 돌란이 올해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은 작품이다.

위플래쉬=앤드루는 실용음악학과에서 드러머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연습하지만 교수와 갈등을 빚는다. 마지막엔 신들린 드럼 연주로 재즈의 진수를 보여준다. 데미언 차젤 감독의 미국 영화로 올해 선댄스영화제 대상을 받았다.

사랑은 마시고 노래하며=영국 요크셔 외곽에서 리허설을 하던 배우들은 극단에서 한 명이 탈퇴하자 암 투병 중인 친구를 캐스팅하려고 한다. 프랑스 거장 알렝 레네 감독의 유작으로 자유로운 영혼과 인생에 대한 예찬이 가득하다.

카트=마트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회사로부터 일방적인 계약 해지 통보를 접한 뒤 파업을 시작한다. 사회적 약자들이 세상에 맞서 싸우는 모습을 감동적으로 그렸다. 염정아, 문정희, 김영애 출연. 부지영 감독.

인도 오뭉 쿠마 감독의 ‘마리 콤’.
인도 오뭉 쿠마 감독의 ‘마리 콤’.
에밀은 사고뭉치=스웨덴 농가의 개구쟁이 에밀의 하루는 소동과 모험으로 가득하다. 이를 동심의 눈높이에서 유쾌한 웃음으로 그려낸 애니메이션이다.

마리 콤=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대작. 인도 동북부 지역에서 농사일을 하며 자란 마리가 복싱계의 여왕이 되고, 세계선수권대회 5관왕에 오르는 영웅담.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