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아들 정용진 부회장과 함께 현장경영에 나섰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지난 25일 정 부회장과 함께 이마트 트레이더스 수원점을 방문해 점포 운영 현황을 점검했다”고 28일 말했다. 이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한 걸음 떨어져 있지만 이마트나 신세계백화점이 새 점포를 열면 현장 점검에 나선다. 신세계 관계자는 “지난달 개장한 트레이더스 수원점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간 것”이라며 “정 부회장은 이마트 죽전점 등 경기 남부권의 다른 점포도 둘러봤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가 정 부회장의 역점 사업 중 하나라는 점에서 애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2009년 12월 신세계 총괄 대표이사로 경영 전면에 나선 뒤 창고형 할인점이 대형마트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2010년 12월 트레이더스 첫 점포인 용인 구성점을 냈다. 올 들어 7월 양산점, 8월 수원점을 열어 트레이더스 점포는 9개가 됐다.

트레이더스는 미국 코스트코를 본뜬 것으로, 대용량 상품을 일반 대형마트보다 싼 가격에 판매한다. 이마트 전체 매출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하고 있지만 트레이더스 매출은 매년 10% 이상 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달에는 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리뉴얼 작업에 참여한 신세계백화점 본점 식품관을 둘러봤다. 정 부사장은 스타벅스가 있던 자리에 떡 가게인 ‘신세계 떡방’을 들여놓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떡방은 스타벅스가 있을 때보다 40%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 회장은 이따금 점포를 찾을 때 반드시 정 부회장이나 정 부사장과 함께 가면서 경영활동 전반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세계는 직원 소지품 검사를 폐지하는 등 ‘조직문화 혁신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마트는 내부정보 유출과 도난 방지를 위해 일부 점포에서 퇴근시간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던 소지품 검사를 없애기로 했다. 대신 △퇴직 시 개인사물함 즉시 반납 △사물함에 불필요한 물품 보관 자제 등 가이드라인을 정해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점검하도록 할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입점 브랜드에 문제점이 생겼을 때 매장 내 모든 사원에게 알리던 관행을 깨고 해당 브랜드와 사원에게만 개선할 점을 알려주기로 했다. 판매사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려는 취지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