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안 개구리 산업들 반성해야
주우식 < 전주페이퍼 사장 w.chu@jeonjupaper.com >
한국 여자프로골프는 참으로 대단하다. 수십 명의 한국 출신 선수가 LPGA에서 뛰고 있는데 이는 미국 다음으로 많은 숫자다. 어떤 때는 우리 선수들끼리 우승을 다퉈 대회 개최지가 미국인지 한국인지조차 헷갈릴 때도 많다.
한국 여자프로골프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선사한다. 우선 속을 후련하게 해주는 기쁨을 맛보게 해준다. 또 골프는 개인 스포츠 중 테니스와 더불어 가장 인기가 많고 격조 높은 종목 중 하나로 여기서 세계 정상에 섰다는 것은 왠지 우리로 하여금 우쭐하게 만들고 자신감을 준다. 필자의 외국인 친구들이 한국 여자골프에 놀라움과 경외심을 표할 때마다 흐뭇한 미소가 저절로 번진다.
무엇이 한국 여자골프를 세계 정상에 설 수 있게 했을까. 무엇보다도 사람의 우수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명석한 두뇌, 타고난 솜씨, 섬세함, 강인한 정신력 이 모두가 골프에 필수적 요소들이다. 골프는 흔히 멘털(정신력) 게임이라 하는데 한국 여성은 어려울 때일수록 힘을 더 발휘하는 괴력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혹자는 이와 같은 자질은 남녀 구별 없이 한국인에게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 것이다. 내가 볼 때는 여성이 상대적으로 훨씬 부각되는 것 같다. 그 이유를 굳이 찾자면 과거 남성 우위 사회에서 여성들이 갖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 온 것이 그 원인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두 번째 성공 요인은 경쟁이다. 한국만큼 여자골프 선수층이 두꺼운 데가 없다. 프로골프 세계는 연줄이나 배경과 관계없이 오직 실력만이 통한다.
마지막 성공 요인을 꼽자면 우리 여자 프로골퍼들은 국내에 만족하지 않고 글로벌 무대를 대상으로 뛰었다는 것이다. 15년 전 박세리 선수가 LPGA에 진출할 때만 해도 꿈 같은 일이었지만 이제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무대를 거쳐 세계무대로 진출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고 진출 후 성과도 대단하다.
용기가 없어 한낱 국내에서만 맴돌아서는 경쟁력을 키울 수도, 먹거리를 확보하기도 힘들다. 아직도 국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고전하고 있는 금융 등 일부 산업을 생각할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주우식 < 전주페이퍼 사장 w.chu@jeonjupap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