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지난 6월 출시된 ‘아너6’ 16GB 모델의 현지 판매가는 1999위안(약 34만원)이다. 하지만 화웨이가 한국 시장에 처음 판매하는 X3의 국내 출고가는 50만원 안팎이 될 예정이다. 미디어로그 측은 국내 출고가가 10만원가량 높게 책정되는 것에 대해 “LTE 음성통화(VoLTE) 기능을 추가하는 등 망에 맞춘 기능을 새로 개발했고 중국 시장보다 물량이 적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통신 방식이 달라 이를 바꾼 것도 가격대가 올라가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아너6가 시분할 LTE(LTE-TDD) 기술을 지원하는 것과 달리 X3는 한국 네트워크에 맞게 광대역 LTE-A를 지원해서다.

비록 10만원가량 높은 가격에 팔리지만 국내에 출시된 다른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반값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화웨이의 X3 출시를 계기로 외국산, 특히 중국 스마트폰의 국내 공습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국내에 진출한 외국산 휴대폰은 줄줄이 철수해 한국 스마트폰 시장은 ‘외산폰의 무덤’이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고급 사양에 가격이 싼 중국 스마트폰 신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데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으로 외산 제조사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단통법이 시행되면 공(空)단말기(통신사를 통하지 않고 파는 휴대폰)로 가입한 소비자는 보조금 대신 이에 상응하는 요금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를 노린 해외 제조사가 속속 국내 알뜰폰 사업자와 한국 판매를 논의하고 있다. 알뜰폰 업계 1위 사업자인 CJ헬로모바일은 샤오미 스마트폰의 국내 판매를 검토 중이다. 일본 소니도 전략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Z3’를 한국 시장에 자급제 폰(공단말기)으로 29일부터 시판하며 한국 시장 공략에 다시 나섰다. 외국 휴대폰 회사들은 자급제 폰이나 알뜰폰으로 일단 시판한 뒤 나중에 통신사를 통해서도 스마트폰을 판다는 전략이다.

X3에 적용된 기린 920 옥타코어 프로세서는 화웨이의 팹리스(반도체설계)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설계한 AP다. 제품 무게는 135g, 두께는 7.6㎜며 2GB 램과 16GB 내장 메모리를 적용했다. 전·후면 카메라 화소 수는 각각 500만과 1300만으로 삼성의 갤럭시S5급이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