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가 바꾼 車공장 지도…'글로벌 톱5' 멕시코 늘리고 호주선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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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리포트
르노닛산, 한·미 FTA 효과…美수출 물량 日→한국으로
한·유럽 FTA 활용해 스페인産 QM3 국내 출시
멕시코는 北美수출 기지로
호주는 다른 FTA 지역으로 생산공장 오히려 빠져나가
르노닛산, 한·미 FTA 효과…美수출 물량 日→한국으로
한·유럽 FTA 활용해 스페인産 QM3 국내 출시
멕시코는 北美수출 기지로
호주는 다른 FTA 지역으로 생산공장 오히려 빠져나가
자유무역협정(FTA)이 세계 자동차 업체의 생산공장 지도를 바꿔놓고 있다.
멕시코처럼 인건비가 싸면서 많은 주변국과 FTA를 맺은 나라에는 생산공장을 증설하는 반면 호주와 같이 FTA에 적극적이더라도 시장이 작고 인건비가 비싼 나라에서는 생산 물량을 줄이거나 공장을 철수하는 식이다. 멕시코와 함께 인도네시아는 호주-뉴질랜드-아세안 FTA 효과에 힘입어 자동차 공장이 늘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로 꼽힌다.
◆FTA 최대 수혜국은 멕시코
현대자동차는 한·캐나다 FTA가 타결된 만큼 앞으로 한국 공장에서 캐나다로 직접 수출하는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지금까지 캐나다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미국에서 생산했다. 하지만 국회 비준을 거쳐 FTA가 발효되면 2년 안에 한국산 차량에 대한 관세율 6.1%가 사라지는 만큼 추가 부담 없이 더 다양한 모델을 수출할 수 있다. 게다가 시장이 살아나면서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생산량이 현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도 일부 물량을 조정하기로 한 요인이 됐다.
르노닛산은 일본 규슈와 미국 스마나 공장 등에서 생산해온 닛산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를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도 만들어 지난 26일부터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미국과 FTA를 맺은 한국에서 연간 8만대를 생산해 수출하고, FTA를 맺지 않은 일본 생산 차량은 미국 외 다른 지역으로 보낸다는 방침이다. 르노닛산은 미국 판매 실적과 스마나 공장의 생산 여력에 따라 르노삼성의 로그 생산량을 12만대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르노닛산은 한국과 유럽연합(EU) FTA를 활용해 유럽 시장 침체로 가동률이 급락했던 스페인 공장의 가동률 문제도 해결했다. 스페인산인 소형 SUV QM3를 무관세로 한국에 들여와 다른 수입 차종보다 낮은 2000만원 초반대에 선보이며 판매를 늘렸다.
한국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더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는 곳은 멕시코다. 미주 대륙을 중심으로 세계 45개국과 FTA를 맺은 멕시코는 수출 전진기지로 활용되고 있다.
일본 혼다와 마쓰다는 지난 2월 멕시코에 각각 20만대와 23만대 규모의 공장을 새로 지은 데 이어 기아자동차도 지난달 멕시코 몬테레이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짓는 계약을 체결했다. 폭스바겐과 BMW, 닛산 등도 멕시코 생산량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한국도 FTA 반사효과 기대
호주는 멕시코처럼 FTA에 적극적인 점에서는 같지만 결과는 정반대다. 비싼 인건비와 노동 경직성 탓에 생산비용이 급증함에 따라 포드와 도요타, GM 등은 잇따라 호주에서 철수를 선언했다.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호주와 FTA를 맺고 있는 주변국에서 만든 차량을 수출하는 게 오히려 유리하기 때문이다.
호주 대신 선택받고 있는 지역이 인도네시아다. GM은 2005년 폐쇄한 인도네시아 공장을 지난해 재가동했다. 도요타는 작년 12월부터 인도네시아에서 만든 자동차를 싱가포르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
신정관 KB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FTA를 체결하는 국가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생산기지는 특정 국가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도 인건비가 높고 노동 유연성이 떨어지는 국가에서는 생산기지 철수와 구조조정이 잇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과의 FTA가 단기적으로는 한국 자동차 수출을 늘리는 효과를 가져오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산공장 이전을 부르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중국 생산기지를 빠르게 늘리고 있는 GM과 르노 등이 높은 인건비를 부담하면서 한국 공장을 유지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정인설/전예진 기자 surisuri@hankyung.com
멕시코처럼 인건비가 싸면서 많은 주변국과 FTA를 맺은 나라에는 생산공장을 증설하는 반면 호주와 같이 FTA에 적극적이더라도 시장이 작고 인건비가 비싼 나라에서는 생산 물량을 줄이거나 공장을 철수하는 식이다. 멕시코와 함께 인도네시아는 호주-뉴질랜드-아세안 FTA 효과에 힘입어 자동차 공장이 늘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로 꼽힌다.
◆FTA 최대 수혜국은 멕시코
현대자동차는 한·캐나다 FTA가 타결된 만큼 앞으로 한국 공장에서 캐나다로 직접 수출하는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지금까지 캐나다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미국에서 생산했다. 하지만 국회 비준을 거쳐 FTA가 발효되면 2년 안에 한국산 차량에 대한 관세율 6.1%가 사라지는 만큼 추가 부담 없이 더 다양한 모델을 수출할 수 있다. 게다가 시장이 살아나면서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생산량이 현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도 일부 물량을 조정하기로 한 요인이 됐다.
르노닛산은 일본 규슈와 미국 스마나 공장 등에서 생산해온 닛산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를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도 만들어 지난 26일부터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미국과 FTA를 맺은 한국에서 연간 8만대를 생산해 수출하고, FTA를 맺지 않은 일본 생산 차량은 미국 외 다른 지역으로 보낸다는 방침이다. 르노닛산은 미국 판매 실적과 스마나 공장의 생산 여력에 따라 르노삼성의 로그 생산량을 12만대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르노닛산은 한국과 유럽연합(EU) FTA를 활용해 유럽 시장 침체로 가동률이 급락했던 스페인 공장의 가동률 문제도 해결했다. 스페인산인 소형 SUV QM3를 무관세로 한국에 들여와 다른 수입 차종보다 낮은 2000만원 초반대에 선보이며 판매를 늘렸다.
한국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더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는 곳은 멕시코다. 미주 대륙을 중심으로 세계 45개국과 FTA를 맺은 멕시코는 수출 전진기지로 활용되고 있다.
일본 혼다와 마쓰다는 지난 2월 멕시코에 각각 20만대와 23만대 규모의 공장을 새로 지은 데 이어 기아자동차도 지난달 멕시코 몬테레이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짓는 계약을 체결했다. 폭스바겐과 BMW, 닛산 등도 멕시코 생산량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한국도 FTA 반사효과 기대
호주는 멕시코처럼 FTA에 적극적인 점에서는 같지만 결과는 정반대다. 비싼 인건비와 노동 경직성 탓에 생산비용이 급증함에 따라 포드와 도요타, GM 등은 잇따라 호주에서 철수를 선언했다.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호주와 FTA를 맺고 있는 주변국에서 만든 차량을 수출하는 게 오히려 유리하기 때문이다.
호주 대신 선택받고 있는 지역이 인도네시아다. GM은 2005년 폐쇄한 인도네시아 공장을 지난해 재가동했다. 도요타는 작년 12월부터 인도네시아에서 만든 자동차를 싱가포르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
신정관 KB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FTA를 체결하는 국가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생산기지는 특정 국가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도 인건비가 높고 노동 유연성이 떨어지는 국가에서는 생산기지 철수와 구조조정이 잇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과의 FTA가 단기적으로는 한국 자동차 수출을 늘리는 효과를 가져오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산공장 이전을 부르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중국 생산기지를 빠르게 늘리고 있는 GM과 르노 등이 높은 인건비를 부담하면서 한국 공장을 유지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정인설/전예진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