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하는 자영업 탈출구를 찾아라] "한경 자영업 시리즈, 준비 안된 창업에 경고사인 제대로 보내"
“‘준비 안된 창업’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리기 위해 전국 곳곳에 경고사인을 보낼 겁니다.”

이일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사진)은 지난 22일부터 한국경제신문이 연재하고 있는 ‘침몰하는 자영업, 탈출구를 찾아라’라는 기획시리즈에 전폭적인 공감을 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자영업자들의 생태계를 상시 관찰하면서 관련 정책을 입안, 시행하는 유일한 공공기관이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이 공단이 운용하는 기금 규모를 현재 1조2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 이사장은 한국 자영업 시장의 성공률이 극히 낮은 이유에 대해 “체계적인 준비 없이 생계형 창업에 뛰어들다 보니 자연히 폐업률이 높아지고 업종도 음식업과 도소매업에만 편중돼 공생할 수 없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자영업시장의 구조조정 문제에 대해선 “예비창업자가 업종 과밀도와 실패 가능성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지표가 없었던 것도 시장 진입을 쉽게 만든 측면이 있다”며 “공단에서 제공하는 ‘상권정보시스템’을 활용해 진입속도를 완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스템은 ‘당신이 창업하려는 지역에는 이 업종이 이만큼 포화상태이니 들어오면 위험합니다’라고 경고등을 켜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지역에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그는 “교육-인턴체험-정책자금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소상공인 사관학교’를 전국 5개 지역에 신설하는 것도 준비된 창업자들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려는 조치”라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이미 개업한 자영업자들도 스스로 혁신을 실천하는 자세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며 공단이 지원하는 서비스를 활용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지난해 소상공인 교육을 수료한 소상공인 17만2500명의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일반 소상공인에 비해 6.7% 높은 매출 증가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유망 소상공인 프랜차이즈화, 소상공인협동조합 활성화 지원, 신사업개발 지원 등 다양한 지원책을 잘 몰라서 이용하지 않은 자영업자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내년에는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을 통해 미래 유망업종을 창업하거나 제2금융권의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소상공인들이 저금리로 전환할 수 있는 자금 지원이 한층 원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영업시장에서 퇴출된 사람들이 임금근로자로 재취업할 경우 정책 지원자금을 집행하고 이들의 재활을 돕는 각종 프로그램도 운영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