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시안게임] 테니스 男복식 '金빛 스매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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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규-정현, 28년 만에 값진 금메달
2-0으로 인도 꺾고
86년 서울대회 이후
꽉 막힌 '금맥' 뚫어
2-0으로 인도 꺾고
86년 서울대회 이후
꽉 막힌 '금맥' 뚫어
임용규(23·당진시청)-정현(18·삼일공고)이 한국에 28년 만의 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 복식 금메달을 안겼다.
임용규-정현은 29일 인천 부평구 열우물테니스경기장에서 열린 테니스 남자 복식 결승에서 사남 싱-사케스 미네니(이상 인도)에게 2-0으로 이겼다. 한국이 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 복식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1986년 서울 대회 이후 처음이다.
전날 유키 밤브리-디비즈 샤란(이상 인도)에게 역전승을 거둔 한국은 기세를 고스란히 이어갔다. 비 때문에 3시간30분가량 지연된 경기에서 임용규-정현은 첫 세트 6-5가 될 때까지 상대와 각자 서브 게임을 지켜내며 팽팽하게 맞섰다. 그러나 이어진 인도의 서브 게임에서 임용규-정현이 처음으로 상대의 게임을 빼앗아와 1세트를 가져갔다.
상승세를 탄 한국은 2세트에서도 접전을 이어갔다. 그러나 비가 또 변수였다. 2세트 5-5 상황에서 비 때문에 경기가 다시 중단됐다. 경기는 1시간 뒤에야 재개됐다. 컨디션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었으나 임용규-정현은 경기 재개 직후부터 인도를 몰아붙여 승리를 챙겼다.
임용규와 정현은 한국 테니스를 이끄는 쌍두마차다. 초등학교 2학년 때 테니스를 시작한 임용규는 국내 주니어 최고 권위의 대회인 장호배에서 4연패하며 주니어 테니스를 평정했다. 고등학생이던 2009년에는 고교생 최초로 인도 퓨처스 대회에서 우승했다. 2010년 7월 세계랭킹 298위를 찍으며 승승장구하던 임용규는 그해 9월 데이비스컵 경기 도중 발목 인대가 끊어지며 6개월간 코트 바깥으로 물러났다.
2012년 3월에는 오른쪽 발등 뼛조각 제거 수술도 받았다. 4개월 만에 코트로 돌아왔을 때 그의 세계랭킹은 518위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창원 퓨처스와 김천 퓨처스, 7월 유니버시아드 단식에서 우승하며 반격을 시작했고 올해 5월 자신의 최고 랭킹을 257위로 끌어올렸다. 최근 발가락 피로골절로 경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으나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부상을 털어내며 부활을 다짐하고 그 약속을 지켜냈다.
정현은 한국 테니스의 희망으로 꼽히는 선수다. 아버지는 정석진 삼일공고 코치, 형은 건국대에서 선수 생활을 하는 정홍으로 ‘테니스 가족’ 출신이다. 여섯 살부터 테니스를 시작한 그는 지난해 윔블던 주니어 남자 단식에서 준우승하며 주목받았다. 지난해 퓨처스 대회 단식에서 우승한 그는 올해 퓨처스 대회에서 우승컵 3개를 더했다. 지난 8월에는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 도전장을 내밀어 성인 선수로서의 활약에도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US오픈 후에는 태국 방콕에서 열린 방콕오픈 챌린저를 제패한 데 이어 아시안게임 남자 복식에서 금메달을 일구며 새로운 테니스 간판으로 우뚝 섰다.
임용규는 “이번 대회에 인생을 걸어보자는 생각으로 준비했더니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며 “아직 테니스 하면 이형택을 많이 떠올리는데 우리가 형택이 형이 해놓은 것보다 더 높은 목표를 잡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정현은 “이렇게 큰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처음”이라며 “꿈이 아니길 바라고 있고 그것 말고는 할 말이 없다”고 감격에 겨워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임용규-정현은 29일 인천 부평구 열우물테니스경기장에서 열린 테니스 남자 복식 결승에서 사남 싱-사케스 미네니(이상 인도)에게 2-0으로 이겼다. 한국이 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 복식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1986년 서울 대회 이후 처음이다.
전날 유키 밤브리-디비즈 샤란(이상 인도)에게 역전승을 거둔 한국은 기세를 고스란히 이어갔다. 비 때문에 3시간30분가량 지연된 경기에서 임용규-정현은 첫 세트 6-5가 될 때까지 상대와 각자 서브 게임을 지켜내며 팽팽하게 맞섰다. 그러나 이어진 인도의 서브 게임에서 임용규-정현이 처음으로 상대의 게임을 빼앗아와 1세트를 가져갔다.
상승세를 탄 한국은 2세트에서도 접전을 이어갔다. 그러나 비가 또 변수였다. 2세트 5-5 상황에서 비 때문에 경기가 다시 중단됐다. 경기는 1시간 뒤에야 재개됐다. 컨디션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었으나 임용규-정현은 경기 재개 직후부터 인도를 몰아붙여 승리를 챙겼다.
임용규와 정현은 한국 테니스를 이끄는 쌍두마차다. 초등학교 2학년 때 테니스를 시작한 임용규는 국내 주니어 최고 권위의 대회인 장호배에서 4연패하며 주니어 테니스를 평정했다. 고등학생이던 2009년에는 고교생 최초로 인도 퓨처스 대회에서 우승했다. 2010년 7월 세계랭킹 298위를 찍으며 승승장구하던 임용규는 그해 9월 데이비스컵 경기 도중 발목 인대가 끊어지며 6개월간 코트 바깥으로 물러났다.
2012년 3월에는 오른쪽 발등 뼛조각 제거 수술도 받았다. 4개월 만에 코트로 돌아왔을 때 그의 세계랭킹은 518위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창원 퓨처스와 김천 퓨처스, 7월 유니버시아드 단식에서 우승하며 반격을 시작했고 올해 5월 자신의 최고 랭킹을 257위로 끌어올렸다. 최근 발가락 피로골절로 경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으나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부상을 털어내며 부활을 다짐하고 그 약속을 지켜냈다.
정현은 한국 테니스의 희망으로 꼽히는 선수다. 아버지는 정석진 삼일공고 코치, 형은 건국대에서 선수 생활을 하는 정홍으로 ‘테니스 가족’ 출신이다. 여섯 살부터 테니스를 시작한 그는 지난해 윔블던 주니어 남자 단식에서 준우승하며 주목받았다. 지난해 퓨처스 대회 단식에서 우승한 그는 올해 퓨처스 대회에서 우승컵 3개를 더했다. 지난 8월에는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 도전장을 내밀어 성인 선수로서의 활약에도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US오픈 후에는 태국 방콕에서 열린 방콕오픈 챌린저를 제패한 데 이어 아시안게임 남자 복식에서 금메달을 일구며 새로운 테니스 간판으로 우뚝 섰다.
임용규는 “이번 대회에 인생을 걸어보자는 생각으로 준비했더니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며 “아직 테니스 하면 이형택을 많이 떠올리는데 우리가 형택이 형이 해놓은 것보다 더 높은 목표를 잡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정현은 “이렇게 큰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처음”이라며 “꿈이 아니길 바라고 있고 그것 말고는 할 말이 없다”고 감격에 겨워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