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비 줄이고 노후자금 마련에 집중…세액공제 혜택 '퇴직연금'에 돈 더 넣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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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 재무설계
1990년대 말 IMF 구제금융 직전까지 한국은 7% 이상의 고성장을 지속했다. 시장에는 10% 이상의 고금리 상품이 넘쳐났고 가파른 경제 성장과 더불어 개인의 소득과 자산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면면히 내려오는 유교적 의식으로 자식의 부모 공양은 당연하게 여겨졌고 이 때문에 은퇴 후 노후를 걱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불과 10여년 사이에 세상은 완전히 변했다. 더 이상 한국 경제는 5% 이상 성장하지 않으며, 부모공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흐려졌다. 이렇게 급변하는 사회의 중심에 불과 은퇴를 10여년 앞둔 40~50대가 있다. 이들에게 노후준비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됐다. 40~50대는 경제의 정체라는 것을 고려해보지 않았던 성장 시대의 마지막 세대라 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이들이 올바르게 노후를 준비할 수 있을까. 40~50대 중장년의 노후준비를 위한 재무설계 노하우를 살펴보자.
과거 습관의 산물인 현재 소비의 조절부터
논의의 출발은 소비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미국의 경제학자 제임스 듀젠베리는 개인소비의 스타일이 쉽게 변화하지 않는 것(소비의 비가역성)을 톱니효과(ratchet effect)라고 했다. 개인의 소비는 과거 소비 수준에 의지하며 소득이 감소해도 그 수준이 잘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가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과거 고성장의 소비습관에서 탈피해야 한다. 2014년 KDI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40대 연령 가구 가처분소득의 14%가 교육비로 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준 미국 2.1%의 약 7배 수준으로, 가계소득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이다. 반면 2012년 기준 한국의 가계저축률은 3.8%로 영국 11.7%, 독일 10.3% 대비 매우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이 정도의 저축률로는 결코 제대로 된 노후를 준비할 수 없다. 노후를 자녀에게 의지할 의향이 없다면, 자녀의 교육비보다 노후준비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이는 기본일 뿐 그 이상으로 노후를 대비해야 한다. 가계의 저축률을 높이기 위해 교육비 지출을 지금보다 줄이거나 최소한 현재 수준에서 더 늘리지는 않아야 한다. 교육비는 가처분 소득의 10% 이내로 유지하고, 노후준비 정도에 따라 최소 20% 이상을 노후 자금으로 저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노후 위한 종잣돈 만들어야
40대 남성 직장인 평균 연봉을 5000만원으로 가정하고 처분가능소득을 4000만원으로 가정했을 때, 가처분 소득의 20% 정도를 저축해야 연 800만원을 저축할 수 있다. 이것을 연 복리 4%로 20년 꾸준히 저축하면 60세 은퇴시점에 2억5000만원 정도의 노후자금을 만들 수 있다. 현재 가치 기준 최소 금융자산 5억원은 돼야 월 150만원 이상의 현금흐름이 가능하다고 할 때, 가처분 소득의 20% 저축도 결코 충분한 수준이 아니다. 준비가 돼 있지 않음에도 은퇴가 얼마 남지 않은 50대라면 저축기간이 짧은 만큼 소비를 더 줄이고 저축을 늘려야 한다.
40대 이전이라면 주식형 상품에 투자 되는 주식형 펀드 혹은 변액연금의 비중을 높여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50대 이후 은퇴를 앞둔 시기부터는 위험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서서히 안전자산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 50대 이후라면 주식형 상품에 투자가 되는 상품도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 정도로 위험을 제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60대 은퇴시기부터는 안정성 위주의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시연금이나 종신형연금보험을 통해 지속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필요가 있다.
‘100-나이=투자자산 비율’의 법칙을 기본으로 생각하자. 예를 들어 40세의 경우 ‘100-40=60’으로, 투자자산의 비율을 60% 정도로 유지하라는 의미다. 은퇴시기가 많이 남아있는 상황이라면 투자자산의 비중을 늘리고, 은퇴가 임박할수록 투자자산의 비중을 줄여가며 운용하면 된다. 저금리 상황에서는 주식 친화적인 상품으로, 금리가 높아진 상황에서는 예금이나 채권형 상품으로 운용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퇴직연금의 수익률 관리 필요
소비를 줄여 은퇴 후 재원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 은퇴 후를 위한 장기투자자산이라 할 수 있는 퇴직연금(DC형·DB형)의 대부분이 정기예금 등 원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용되고 있다. 때문에 저금리 상황과 맞물려 수익률이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 기업연금의 40% 이상이 주식형 상품에 투자된다. 시장 상황에 따라 60% 이상 보유하기도 하며, 경기국면에 따라 투자자산을 탄력적으로 운용해 수익률을 높인다. 장기상품의 경우 1%의 차이도 복리효과로 인해 미래에는 자산의 큰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 은퇴자산에 대해 무관심하게 안정자산으로만 운용하기보다는 일정 부분 시장 상황에 맞게 수익률을 높여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국민연금 공백은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으로 대비해야
국민연금의 수령기까지의 공백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개인연금(10년 유지 시 비과세)과 퇴직연금이 마련돼 있어야 한다. 개인연금의 경우 소득공제를 위한 연금저축에 가입돼 있다면 개인연금상품에 새로 가입하는 것보다 현재 불입 중인 연금저축계좌에 추가 납입하는 것이 낫다. 연금저축은 1인당 연간 1800만원까지 납입이 가능하고, 내년부터는 퇴직연금에 불입되는 금액에 추가로 세액공제 한도가 확대될 예정(연금계좌 세액공제 한도와 별도로 퇴직연금에 납입하는 금액은 연 300만원 추가)이다. 따라서 퇴직연금 추가 납입을 이용하는 것도 현재의 소득공제와 미래의 은퇴 준비를 동시에 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연금저축도 연금펀드 연금신탁 등 폭넓은 투자자산으로 운영이 가능하므로 이를 통해 수익률을 제고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금융자산이 있다면 월지급식 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월지급식 ELS나 멀티에셋(multi asset) 인컴펀드 상품도 공백기를 메우는 데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다.
정치근 < KB국민은행 잠실롯데PB센터장 >
하지만 불과 10여년 사이에 세상은 완전히 변했다. 더 이상 한국 경제는 5% 이상 성장하지 않으며, 부모공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흐려졌다. 이렇게 급변하는 사회의 중심에 불과 은퇴를 10여년 앞둔 40~50대가 있다. 이들에게 노후준비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됐다. 40~50대는 경제의 정체라는 것을 고려해보지 않았던 성장 시대의 마지막 세대라 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이들이 올바르게 노후를 준비할 수 있을까. 40~50대 중장년의 노후준비를 위한 재무설계 노하우를 살펴보자.
과거 습관의 산물인 현재 소비의 조절부터
논의의 출발은 소비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미국의 경제학자 제임스 듀젠베리는 개인소비의 스타일이 쉽게 변화하지 않는 것(소비의 비가역성)을 톱니효과(ratchet effect)라고 했다. 개인의 소비는 과거 소비 수준에 의지하며 소득이 감소해도 그 수준이 잘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가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과거 고성장의 소비습관에서 탈피해야 한다. 2014년 KDI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40대 연령 가구 가처분소득의 14%가 교육비로 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준 미국 2.1%의 약 7배 수준으로, 가계소득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이다. 반면 2012년 기준 한국의 가계저축률은 3.8%로 영국 11.7%, 독일 10.3% 대비 매우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이 정도의 저축률로는 결코 제대로 된 노후를 준비할 수 없다. 노후를 자녀에게 의지할 의향이 없다면, 자녀의 교육비보다 노후준비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이는 기본일 뿐 그 이상으로 노후를 대비해야 한다. 가계의 저축률을 높이기 위해 교육비 지출을 지금보다 줄이거나 최소한 현재 수준에서 더 늘리지는 않아야 한다. 교육비는 가처분 소득의 10% 이내로 유지하고, 노후준비 정도에 따라 최소 20% 이상을 노후 자금으로 저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노후 위한 종잣돈 만들어야
40대 남성 직장인 평균 연봉을 5000만원으로 가정하고 처분가능소득을 4000만원으로 가정했을 때, 가처분 소득의 20% 정도를 저축해야 연 800만원을 저축할 수 있다. 이것을 연 복리 4%로 20년 꾸준히 저축하면 60세 은퇴시점에 2억5000만원 정도의 노후자금을 만들 수 있다. 현재 가치 기준 최소 금융자산 5억원은 돼야 월 150만원 이상의 현금흐름이 가능하다고 할 때, 가처분 소득의 20% 저축도 결코 충분한 수준이 아니다. 준비가 돼 있지 않음에도 은퇴가 얼마 남지 않은 50대라면 저축기간이 짧은 만큼 소비를 더 줄이고 저축을 늘려야 한다.
40대 이전이라면 주식형 상품에 투자 되는 주식형 펀드 혹은 변액연금의 비중을 높여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50대 이후 은퇴를 앞둔 시기부터는 위험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서서히 안전자산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 50대 이후라면 주식형 상품에 투자가 되는 상품도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 정도로 위험을 제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60대 은퇴시기부터는 안정성 위주의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시연금이나 종신형연금보험을 통해 지속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필요가 있다.
‘100-나이=투자자산 비율’의 법칙을 기본으로 생각하자. 예를 들어 40세의 경우 ‘100-40=60’으로, 투자자산의 비율을 60% 정도로 유지하라는 의미다. 은퇴시기가 많이 남아있는 상황이라면 투자자산의 비중을 늘리고, 은퇴가 임박할수록 투자자산의 비중을 줄여가며 운용하면 된다. 저금리 상황에서는 주식 친화적인 상품으로, 금리가 높아진 상황에서는 예금이나 채권형 상품으로 운용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퇴직연금의 수익률 관리 필요
소비를 줄여 은퇴 후 재원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 은퇴 후를 위한 장기투자자산이라 할 수 있는 퇴직연금(DC형·DB형)의 대부분이 정기예금 등 원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용되고 있다. 때문에 저금리 상황과 맞물려 수익률이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 기업연금의 40% 이상이 주식형 상품에 투자된다. 시장 상황에 따라 60% 이상 보유하기도 하며, 경기국면에 따라 투자자산을 탄력적으로 운용해 수익률을 높인다. 장기상품의 경우 1%의 차이도 복리효과로 인해 미래에는 자산의 큰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 은퇴자산에 대해 무관심하게 안정자산으로만 운용하기보다는 일정 부분 시장 상황에 맞게 수익률을 높여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국민연금 공백은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으로 대비해야
국민연금의 수령기까지의 공백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개인연금(10년 유지 시 비과세)과 퇴직연금이 마련돼 있어야 한다. 개인연금의 경우 소득공제를 위한 연금저축에 가입돼 있다면 개인연금상품에 새로 가입하는 것보다 현재 불입 중인 연금저축계좌에 추가 납입하는 것이 낫다. 연금저축은 1인당 연간 1800만원까지 납입이 가능하고, 내년부터는 퇴직연금에 불입되는 금액에 추가로 세액공제 한도가 확대될 예정(연금계좌 세액공제 한도와 별도로 퇴직연금에 납입하는 금액은 연 300만원 추가)이다. 따라서 퇴직연금 추가 납입을 이용하는 것도 현재의 소득공제와 미래의 은퇴 준비를 동시에 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연금저축도 연금펀드 연금신탁 등 폭넓은 투자자산으로 운영이 가능하므로 이를 통해 수익률을 제고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금융자산이 있다면 월지급식 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월지급식 ELS나 멀티에셋(multi asset) 인컴펀드 상품도 공백기를 메우는 데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다.
정치근 < KB국민은행 잠실롯데PB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