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전에 미리 매도 주문을 내놓아야 주식을 팔 수 있다니….”

KDB대우·삼성·키움 등 후강퉁(水+扈港通·홍콩과 상하이 증시 간 교차 매매) 제도 시행에 대비해 온 증권사들이 큰 고민에 빠졌다. ‘중국 주식을 매도할 땐 (홍콩의) 보관기관에 주식 실물이 있어야 한다’는 엄격한 규정을 뒤늦게 알게 돼서다.

이 규정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이 갖고 있던 중국 주식을 팔기 위해선 거래일 하루 전에 미리 매도의사를 표시해 주식 실물을 현지 금융회사로 옮겨놓아야 한다. 중국시장의 특정 종목이 급등하는 것을 보고 매도 주문을 내더라도, 이 주식을 파는 시점은 당일이 아닌 다음날이 된다는 얘기다. 예탁결제원은 지난 주말 증권사 해외담당 실무자들을 모아놓고 이 같은 내용의 후강퉁 관련 규제를 설명했다. 김재웅 예탁원 국제예탁결제팀장은 “중국 주식을 팔려면 결국 실제 매도까지 하루 시차가 발생한다”며 “한국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의 결제 시스템과는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예탁원을 거치지 않고 홍콩 증권사와 직거래할 경우 중국 주식을 당일 매도할 수 있지만 현지 증권사의 부도 위험 등에 대처할 수 없다”며 “하루 전 매도의사 표시제를 투자자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중국 주식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양도소득세가 어떻게 과세될지도 미지수다. 후강퉁이 이달 말 시행되는데도 과세 방식이 아직 마련되지 않고 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해외상품부 이사는 “중국 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후강퉁 세부안을 기다리고 있다”며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큰 만큼 어떤 식으로든 중개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