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도 상승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등을 돌린 외국인 투자자들이 쉽게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게 비관론의 골자다. 달러화 강세로 한국 주식을 포함한 신흥국 자산이 대부분 약세다. 더 큰 문제는 국내 상장사들의 중장기 이익 추정치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10월 보릿고개…"외국인 매수 공백 온다"
○“한국 상장사 돈 벌기 힘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전날 반짝 ‘사자’에 나선 것을 제외하면 9월18일 이후 연일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30일 104억원을 포함해 이 기간 팔아치운 금액만 9758억원어치에 달한다. 원·달러 환율이 1035원에서 1055원으로 오르는 과정에서 환차손을 우려한 매물이 몰렸기 때문이다. 외국인 매도가 지속되면서 30일 코스피지수는 6.51포인트(0.32%) 하락한 2020.09로 마감됐다.

애드리언 모왓 JP모간 아시아·이머징 수석 전략가는 “이머징 주요 종목 중 한국 수출주에 대해선 비중 축소를 권고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10월 중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 완화 종료가 예정돼 있는 만큼 달러화의 약세 반전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며 “외국인 수급 측면에선 어려운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익 전망도 부정적이다. 주요 글로벌 펀드들이 투자에 참고하는 MSCI 한국지수의 10월 기준 향후 12개월 EPS 전망치는 전달에 비해 2.96% 하락했다. 신흥국지수와 선진국지수 EPS 전망치도 각각 0.99%와 0.18% 떨어졌지만 한국지수의 낙폭이 컸다.

이도훈 CIM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코스피지수가 하락했지만 이익 추정치가 나빠진 탓에 그다지 싸 보이지 않는다”며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외국인 투자자 중 상당수는 이미 국내 시장에서 손을 털었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지수가 반등한다 해도 연말까지 2100을 넘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통신, 은행주가 그나마 낫다”

MSCI 12개월 EPS 전망치가 전달에 비해 눈에 띄게 올라간 업종은 원자재값 하락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유틸리티(8.37%) 정도다. 내수시장 회복에 따른 수혜주로 꼽히는 금융(0.55%), 통신서비스(0.21%) 등도 한 달 전보다 실적 전망이 개선됐다. 반면 IT(-6.96%), 에너지(-3.38%) 등은 이익 전망이 급감하는 모습이다.

서영호 JP모간 한국법인 리서치센터장은 “지난달 유통업체들의 판매실적이 예상을 웃도는 등 내수 경기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엔화 약세로 대형 수출주들의 실적 부진이 계속되는 한 코스피지수는 박스권을 벗어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송기석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경제는 이미 구조적인 저성장 국면에 들어섰다”며 “실적이 아닌 배당과 주주 친화정책을 바탕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방향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3분기를 바닥으로 이익 추정치 하향 속도가 둔화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근 추정치를 갉아먹은 삼성전자 실적이 3분기엔 바닥을 칠 것이란 전망에 근거해서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단기 실적은 3분기가 바닥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에는 플렉서블(휘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 등을 선보이고 비용 효율성을 높이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형석/강지연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