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길목에 다시 '경고등'…"금리보다 환율·국회가 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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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리는 경기지표
광공업생산·설비투자 감소…소비 판매는 증가세
체감경기 지표도 혼조세…방향성 놓고 '숨고르기'
광공업생산·설비투자 감소…소비 판매는 증가세
체감경기 지표도 혼조세…방향성 놓고 '숨고르기'
주요 실물경기지표가 엇갈리고 있다. 재정 확대, 규제 완화 등의 호재와 정치 불안, 엔저 가속화 등의 악재가 교차하면서 회복이냐 추락이냐의 방향성을 놓고 숨 고르기를 하고 있는 것. 경제 회생은 국회 내 여야 간 극한 대립에 따른 경제 활성화 법안 입법 지연과 수출기업의 발목을 잡는 엔저 현상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려있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0.6% 줄어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광공업 생산이 크게 감소한 탓이 컸다.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3.8%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10.5%) 이후 최대 감소폭이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자동차 업계의 파업, 여름휴가, 강우량 증가에 따른 조선업 생산 감소 등 일시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설비투자 증가율도 전월 대비 -10.6%를 기록했다. 2003년 1월(-16.1%)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반면 소비는 늘었다. 소매판매액지수는 한 달 전보다 2.7% 늘었다. 2011년 3월(3.4%)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의복 등의 준내구재(8.3%)와 가구 등의 내구재(1.2%), 화장품 등 비내구재(0.9%) 판매가 늘어난 데 힘입은 것이다. 서비스업도 도소매업(1.3%), 금융·보험업(0.8%) 등이 증가해 전월보다 0.3% 증가했다.
기업의 체감경기도 엇갈리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내놓은 9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4로 전월보다 2포인트 올랐지만 5개월째 70선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대기업의 BSI 전망은 5개월 만에 낙관적으로 바뀌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 상위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10월 BSI 전망치는 전월에 비해 7.6포인트 오른 100.7이다. 5개월 만에 100을 넘긴 것. 김용옥 전경련 경제정책팀장은 “정부의 확장적 거시경제 정책과 미국 경제 회복세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경기가 재정 확대보다는 경제법안 통과, 금리보다는 환율 동향에 더 민감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정부가 추진하기로 한 경제 정책들이 제때 국회를 통과하지 않으면 투자와 소비심리를 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주요 경제법안들은 세월호 정국 여파로 국회 처리가 계속 지연되고 있다.
또 최근 원·엔 환율이 6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엔화 가치가 연일 하락하고 있는 것도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수익성이 약화되는 간판 기업들이 이중의 부담을 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하도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수익성과 시장점유율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환율 동향에 더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세종=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0.6% 줄어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광공업 생산이 크게 감소한 탓이 컸다.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3.8%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10.5%) 이후 최대 감소폭이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자동차 업계의 파업, 여름휴가, 강우량 증가에 따른 조선업 생산 감소 등 일시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설비투자 증가율도 전월 대비 -10.6%를 기록했다. 2003년 1월(-16.1%)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반면 소비는 늘었다. 소매판매액지수는 한 달 전보다 2.7% 늘었다. 2011년 3월(3.4%)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의복 등의 준내구재(8.3%)와 가구 등의 내구재(1.2%), 화장품 등 비내구재(0.9%) 판매가 늘어난 데 힘입은 것이다. 서비스업도 도소매업(1.3%), 금융·보험업(0.8%) 등이 증가해 전월보다 0.3% 증가했다.
기업의 체감경기도 엇갈리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내놓은 9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4로 전월보다 2포인트 올랐지만 5개월째 70선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대기업의 BSI 전망은 5개월 만에 낙관적으로 바뀌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 상위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10월 BSI 전망치는 전월에 비해 7.6포인트 오른 100.7이다. 5개월 만에 100을 넘긴 것. 김용옥 전경련 경제정책팀장은 “정부의 확장적 거시경제 정책과 미국 경제 회복세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경기가 재정 확대보다는 경제법안 통과, 금리보다는 환율 동향에 더 민감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정부가 추진하기로 한 경제 정책들이 제때 국회를 통과하지 않으면 투자와 소비심리를 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주요 경제법안들은 세월호 정국 여파로 국회 처리가 계속 지연되고 있다.
또 최근 원·엔 환율이 6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엔화 가치가 연일 하락하고 있는 것도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수익성이 약화되는 간판 기업들이 이중의 부담을 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하도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수익성과 시장점유율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환율 동향에 더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세종=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