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시안게임] 레슬링 자존심 살린 '맏형' 정지현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레슬링 대표팀의 맏형 정지현(31·울산남구청·사진)이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지현은 30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71㎏급 결승전에서 딜쇼드존 투르디예프(우즈베키스탄)를 테크니컬 폴로 꺾고 우승했다.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 이후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한 번도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한 그는 10년 만에 아쉬움을 풀었다.

정지현은 2010년 광저우 대회 전 첫째의 태명을 ‘아금이(아시안게임 금메달)’,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출전하기 전 둘째의 태명을 ‘올금이(올림픽 금메달)’로 지었지만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가족에 대한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정지현은 “아금이·올금이와의 약속을 지켜 하늘을 뚫고 날아갈 것처럼 기쁘다”고 말했다.

우승까지 채 1분30초가 걸리지 않은 일방적인 승리였다. 4강전에서 최대 난적으로 꼽히던 사에이드 아브드발리(이란)와 난전 끝에 승리를 거둔 정지현은 결승에서 만난 투르디예프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경기 시작 불과 30초 만에 엉치걸이로 상대를 넘어뜨려 4점을 획득한 정지현은 이후 20초가 채 지나지 않아 상대를 밖으로 밀어내 1점을 추가했다. 이어 1분18초 만에 업어치기로 다시 4점을 추가해 9-0으로 경기를 끝냈다.

정지현의 활약으로 한국 레슬링은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8년 만에 금맥을 이었다.

함께 출전한 그레코로만형 59㎏급의 김영준(29·수원시청)은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김영준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톈치예(중국)에게 0-4로 져 공동 5위로 밀렸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