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시안게임] 박칠성 '꼴찌의 반란'…男경보 값진 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꼴찌를 한 박칠성(32)이 남자 경보 50㎞에서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육상이 이 종목에서 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칠성은 1일 인천 송도센트럴파크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경보 50㎞에서 3시간49분15초로 레이스를 마쳐 다니 다카유키(3시간40분19초·일본)에 이어 2위에 올랐다.

40㎞ 지점까지 3위를 달리던 박칠성은 45㎞ 지점 근처에서 당시까지 2위를 기록 중이던 야마자키 유키(일본)를 제쳐 역전에 성공했다. 네 시간 가까이 이어진 지옥의 레이스에서 2위로 골인한 박칠성은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태극기를 펼쳐 들었다. 박칠성은 10년 전인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20㎞ 경보에 출전해 1시간32분41초를 기록했다. 레이스를 완주한 41명의 선수 중 가장 늦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외신들은 당시 “무더위 속에서 끝까지 완주한 아름다운 꼴찌”라고 박칠성을 소개했다.

박칠성은 더 이상 꼴찌로 남지 않았다.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7위에 올라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3시간45분55초(13위)로 자신의 한국 기록을 또 경신했다. 박칠성은 마침내 이번 대회에서 한국 육상의 희망을 보여줬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