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위 5개 손해보험사의 지난 8월 합산 당기순이익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영업일수 감소로 장기위험손해율은 개선됐지만 남부지역의 집중 호우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9월 실적은 개선되겠지만 호우 피해 청구가 지속될 수 있어 개선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리츠화재, 삼성화재, 동부화재, 현대해상, LIG손해, 한화손해보험 등 국내 상위 5개 손해보험사의 7월 합산 당기순이익은 전달 대비 6.6% 증가한 1485억 원으로 집계됐다. 계절적 영향으로 지난 7월에 이어 부진한 실적을 이어갔지만 기저효과 등으로 낮아진 실적 기대치에는 부합했다.

7월 보험사들의 실적을 끌어내린 장기위험 손해율은 개선됐지만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하면서 발목을 잡았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8월 당기순이익은 영업일수 증가로 장기위험손해율이 상승했던 7월 대비 소폭 개선됐다"며 "장기위험손해율 개선에도 당월 실적이 부진했던 것은 풍수해로 인해 5%포인트 가량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7월 영업일수는 23일로 평월보다 사흘 정도 많았다. 영업일수가 늘어나며 장기위험 손해율이 크게 높아졌다.

손해 발생 시 개별건별로 지급준비금이 적립되는 일반보험 및 자동차보험과는 달리 장기손해보험과 생명보험은 사고가 발생한 후 상당한 시일이 지나 지급청구가 이뤄진다. 이로 인해 당월 장기위험손해율은 지급청구가 가능한 영업일수에 영향을 받게 된다. 8월은 영업일수가 줄면서 장기위험 손해율은 전월 대비 2.1% 하락했다.

그러나 남부지역의 폭우 피해로 자동차 손해율은 4.9% 상승했다.

9월 실적도 전월 대비 개선세를 이어가겠지만 개선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원재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9월은 8월보다 영업일수가 하루 감소해 장기위험 손해율이 감소할 수 있다"며 "8월 휴가철 및 남부지역 호우 피해보다는 양호한 손해율이 나타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추석 및 행락철 차량 운행량 증가와 남부지역 호우 피해로 인한 청구 지속 등의 가능성이 있다"며 "실적 개선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감독기준 변경에 따라 삼성화재와 동부화재를 제외한 회사들이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준비금을 적립할 가능성도 있다.

IBNR은 보험사고가 발생했지만 보험사에 보고되지 않은 보험금에 대해 향후 지급준비금을 추정한 금액이다. 금융당국은 IBNR 산출 결과에 대한 사후검증을 강화하고 산출 시 최소 5년 이상의 통계를 사용하도록 하는 등 산출기준을 명확히 하기도 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화재와 동부화재가 감독기준 변경에 따른 IBNR 준비금 추가분을 이미 적립하고 있는 반면 현대, LIG, 메리츠 등은 IBNR 준비금 반영 계획이 아직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