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달러 쇼크' 금융시장 강타] 외국인, 한국주식 1조이상 팔아치워…외환시장선 '달러 사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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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양적완화 종료 앞두고 신흥국 탈출 뚜렷
환율 악재에 짓눌려…"코스피 당분간 약세"
원·달러 환율은 1070원 대까지 오를 수도
환율 악재에 짓눌려…"코스피 당분간 약세"
원·달러 환율은 1070원 대까지 오를 수도
글로벌 강(强)달러가 증권시장과 외환시장을 흔들었다. 1일 코스피지수는 외국인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지난 7월14일 이후 처음으로 2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외국인은 15거래일 동안 1조1677억원어치를 팔았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가 더 비싸지기 전에 사려는 주문이 몰리면서 원·달러 환율이 닷새째 올랐다.
◆15일 중 11일 매도우위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1.41% 하락한 이날 외국인 투자자의 유가증권시장 순매도액은 1967억원이다. 순매도액도 많았지만 외국인의 매물을 받아주는 주체가 없어 낙폭이 더 컸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선 이후 꾸준히 국내 주식을 팔아왔다. 추석 연휴 직후인 9월11일부터 15거래일 동안 11거래일 매도액이 매수액보다 많았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가 11주 연속 올라 85를 넘은 것이 대량 매물을 불러왔다”며 “과거에도 외국인들은 달러인덱스가 84를 넘어서면 글로벌 경제 전반에 위험 신호가 켜진 것으로 해석해 한국 주식을 팔았다”고 말했다.
임태섭 맥쿼리증권 한국대표는 “달러 강세로 신흥국 주식시장에서 무차별적으로 돈이 빠져나가는 데 한국만 버틸 수 없는 노릇”이라며 “특히 한국 증시는 쉽게 돈을 뺄 수 있는 시장이어서 여파가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환시장 큰손 ‘달러 사자’
글로벌 강달러에 국내 외환시장 분위기도 급반전했다. 지난달 초만 해도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0원 선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오랜 경상수지 흑자로 수출업체마다 달러가 쌓였고 이는 달러 매도로 이어져 원화가치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최근 미국경제 호조로 강달러가 ‘대세’로 자리 잡자 ‘달러 팔자’ 주문이 줄었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위원은 “지난달 29일 달러당 1050원 선을 회복하자 환율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아졌다”며 “달러를 더 비싸게 팔기 위해 기다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시들했던 달러 매수 세력엔 자신감이 붙었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헤지펀드 등 글로벌 ‘큰손’들이 강달러에 베팅하고 있다”며 “이들 역외세력은 거래 규모도 커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고 말했다.
일부 수출기업들도 수출대금을 시장에 내놓지 않고 추가 상승을 기다리는 분위기다.
◆불확실성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슈퍼 달러의 충격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당분간 커질 것으로 봤다. 증시에서는 환율 악재를 뛰어넘는 호재가 없어 기관과 개인의 증시 영향력이 약해져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의 금액 기준 거래비중은 지난 7월 26.87%에서 8월 29.21%, 지난달 30.53%로 꾸준히 높아졌다.
나한익 노무라증권 이사는 “달러화 상승세가 한풀 꺾인다 해도 국내 주요 상장사의 3분기 실적이 안 좋게 나오면 시장이 한 번 더 흔들릴 수 있다”며 “외국인들 입장에선 한국 주식을 서둘러 사들일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도 당분간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유럽과 중국 경기가 안 좋은 데다 중동분쟁과 홍콩 시위까지 겹친 만큼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정경팔 팀장은 “달러당 1066~1071원까지는 오를 수 있다”며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 미국 긴축 움직임 등을 변수로 꼽았다.
송형석/김유미/이고운 기자 click@hankyung.com
◆15일 중 11일 매도우위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1.41% 하락한 이날 외국인 투자자의 유가증권시장 순매도액은 1967억원이다. 순매도액도 많았지만 외국인의 매물을 받아주는 주체가 없어 낙폭이 더 컸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선 이후 꾸준히 국내 주식을 팔아왔다. 추석 연휴 직후인 9월11일부터 15거래일 동안 11거래일 매도액이 매수액보다 많았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가 11주 연속 올라 85를 넘은 것이 대량 매물을 불러왔다”며 “과거에도 외국인들은 달러인덱스가 84를 넘어서면 글로벌 경제 전반에 위험 신호가 켜진 것으로 해석해 한국 주식을 팔았다”고 말했다.
임태섭 맥쿼리증권 한국대표는 “달러 강세로 신흥국 주식시장에서 무차별적으로 돈이 빠져나가는 데 한국만 버틸 수 없는 노릇”이라며 “특히 한국 증시는 쉽게 돈을 뺄 수 있는 시장이어서 여파가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환시장 큰손 ‘달러 사자’
글로벌 강달러에 국내 외환시장 분위기도 급반전했다. 지난달 초만 해도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0원 선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오랜 경상수지 흑자로 수출업체마다 달러가 쌓였고 이는 달러 매도로 이어져 원화가치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최근 미국경제 호조로 강달러가 ‘대세’로 자리 잡자 ‘달러 팔자’ 주문이 줄었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위원은 “지난달 29일 달러당 1050원 선을 회복하자 환율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아졌다”며 “달러를 더 비싸게 팔기 위해 기다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시들했던 달러 매수 세력엔 자신감이 붙었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헤지펀드 등 글로벌 ‘큰손’들이 강달러에 베팅하고 있다”며 “이들 역외세력은 거래 규모도 커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고 말했다.
일부 수출기업들도 수출대금을 시장에 내놓지 않고 추가 상승을 기다리는 분위기다.
◆불확실성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슈퍼 달러의 충격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당분간 커질 것으로 봤다. 증시에서는 환율 악재를 뛰어넘는 호재가 없어 기관과 개인의 증시 영향력이 약해져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의 금액 기준 거래비중은 지난 7월 26.87%에서 8월 29.21%, 지난달 30.53%로 꾸준히 높아졌다.
나한익 노무라증권 이사는 “달러화 상승세가 한풀 꺾인다 해도 국내 주요 상장사의 3분기 실적이 안 좋게 나오면 시장이 한 번 더 흔들릴 수 있다”며 “외국인들 입장에선 한국 주식을 서둘러 사들일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도 당분간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유럽과 중국 경기가 안 좋은 데다 중동분쟁과 홍콩 시위까지 겹친 만큼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정경팔 팀장은 “달러당 1066~1071원까지는 오를 수 있다”며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 미국 긴축 움직임 등을 변수로 꼽았다.
송형석/김유미/이고운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