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美 신문에 실린 모디 총리 환영광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달 29~30일 미국에서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첫날 모디 총리와 만찬을 한 데 이어 이튿날 아침 모디 총리가 백악관 인근의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관을 방문할 때도 동행했다. 정상회담 후엔 조 바이든 부통령이 오찬을 베풀었다. 미국이 모디 총리에게 공을 들인 이유는 인도를 확실한 우군으로 끌어들여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목적이다. 두 정상은 또 이례적으로 워싱턴포스트(WP)에 ‘21세기 인도·미국의 새로운 동반자 관계’라는 공동 기고문을 실었다.

WP를 보면서 기고문보다 눈에 띈 것은 이틀 연속 신문에 실린 모디 총리 환영광고였다. 미국의 인도커뮤니티재단은 29일자에 ‘인도와 미국 관계의 신새벽을 열어 나갈 모디 총리의 워싱턴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광고를, 인도산업연맹은 30일자에 ‘인디아메리카(Indiamerica)의 새로운 미래! 15억 인도인은 민주주의와 평등, 자유의 가치를 믿는다’라는 광고를 내보냈다. 월스트리트저널에도 ‘모디 총리의 역사적인 워싱턴 방문을 환영한다’는 광고가 실렸다.

워싱턴DC에서 자영업을 하는 이홍기 씨는 “뉴욕타임스(NYT)에 난 박근혜 정부 비방광고와 너무 대조적”이라며 씁쓸해 했다. 박 대통령이 뉴욕을 방문한 지난달 24일 NYT에는 ‘진실과 정의가 붕괴되는 한국?’이란 정체불명의 광고가 실렸다. 미국의 한 인터넷사이트 회원들이 모금으로 광고비를 마련했다고 한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지난 5월과 8월에 박근혜 정부를 비방한 광고의 3탄 격이었다. 당시 대부분 한인들은 “나라 망신시키는 광고를 낸 사람들이 과연 우리 동포인지 의심스럽다”고 혀를 찼다.

지난달 28일 저녁 뉴욕 맨해튼의 매디슨 스퀘어가든에서 열린 모디 총리 환영 행사엔 미 전역에서 몰려온 인도계 미국인들이 1만9000석을 가득 채워 미국 사회를 놀라게 했다. 280만 재미 인도인들은 똘똘 뭉쳐 미국의 안방에서 결속력을 과시했다. 한 재미동포는 “안에서는 싸우더라도 밖에서는 뭉치는 인도가 부러울 뿐”이라고 했다.

장진모 워싱턴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