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달러 强펀치, 아시아 국가 멀쩡한데…유독 한국만 '弗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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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집중 매도 왜?
電車 등 대표기업 실적 악화
아베·모디노믹스 등 동력 부재
기대했던 배당 확대도 지지부진
"1950선이 하락 마지노선"
電車 등 대표기업 실적 악화
아베·모디노믹스 등 동력 부재
기대했던 배당 확대도 지지부진
"1950선이 하락 마지노선"
코스피지수가 ‘강(强)달러 쇼크’에 80여일 만에 2000선 아래로 추락했다. 달러 강세는 세계 각국이 똑같이 맞이한 환경 변화지만 유독 한국 증시만 민감하게 반응했다. 1일 코스피지수가 1.41% 하락하는 동안 일본의 닛케이225지수는 0.56% 빠지는 데 그쳤다. 대만(0.26%), 인도네시아(0.15%) 등 일부 신흥국 증시는 소폭 상승했다.
◆다가온 실적시즌, 커진 우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8.55포인트 빠진 1991.5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7월14일(1993.88) 이후 두 달 반 만에 처음이다. 외국인이 1967억원 순매도하며 하락폭을 키웠다. 삼성전자(-2.36%) 현대차(-1.05%) 포스코(-3.35%)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가 외국인 매도세 탓에 대거 급락했다.
외국인 자금이 이날 썰물처럼 빠진 것은 ‘달러 강세’ 우려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하지만 올 들어 달러 강세가 꾸준히 진행됐고 다른 아시아 국가 증시는 큰 충격을 받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국 시장만 취약한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거론되는 약점으로 주력 산업의 급격한 실적전망 악화가 있다.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실적시즌을 맞아 투자자 우려가 증폭됐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전·차(電·車)군단’을 비롯해 정유·화학·조선·철강 등 주력업종의 실적전망이 3분기, 4분기로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HMC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3분기 상장사 추정 순이익은 7월 초 추정치보다 13.3% 줄었다. 에너지(-41.6%) 정보기술(-26.0%) 업종의 추정 순이익이 크게 깎였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다음주 삼성전자 실적 잠정 발표를 앞두고 주요 상장사 실적 둔화 우려가 시장에 급속히 번졌다”며 “중국의 각종 경기지표가 엇갈리고 경기부양 기대가 식은 것도 수출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했다.
◆한국판 ‘모디노믹스’ 부재
한편으론 시장 불안을 해소할 정책 동력이 부족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일본의 ‘아베노믹스’나 인도의 ‘모디노믹스’, 중국의 ‘후강퉁’ 같은 환율 리스크를 극복할 강력한 테마가 없다는 것이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달 한국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6224억원 빠져나간 반면 인도에는 1조1000억원(10억3000만달러)이 유입됐다”며 “증시 상승동력이 될 정책의 유무에 따라 외국인 자금 흐름이 갈렸다”고 언급했다. 임태섭 맥쿼리 대표도 “정부가 발표한 내수부양책 중 실제로 진행된 것은 없다”고 꼬집었다.
외국인 자금을 유인하던 배당 기대가 약해진 점도 지수 2000선 붕괴의 원인이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 이후 배당 확대 기대로 영국을 제외한 유럽계 자금이 1조2000억원가량 유입됐지만 실제 배당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줄면서 이들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 자금의 불안한 흐름은 오는 28~29일의 미국 중앙은행(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 때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다만 코스피지수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지수 1950~1965선이 하락의 ‘마지노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950선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동욱/이고운 기자 kimdw@hankyung.com
◆다가온 실적시즌, 커진 우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8.55포인트 빠진 1991.5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7월14일(1993.88) 이후 두 달 반 만에 처음이다. 외국인이 1967억원 순매도하며 하락폭을 키웠다. 삼성전자(-2.36%) 현대차(-1.05%) 포스코(-3.35%)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가 외국인 매도세 탓에 대거 급락했다.
외국인 자금이 이날 썰물처럼 빠진 것은 ‘달러 강세’ 우려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하지만 올 들어 달러 강세가 꾸준히 진행됐고 다른 아시아 국가 증시는 큰 충격을 받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국 시장만 취약한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거론되는 약점으로 주력 산업의 급격한 실적전망 악화가 있다.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실적시즌을 맞아 투자자 우려가 증폭됐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전·차(電·車)군단’을 비롯해 정유·화학·조선·철강 등 주력업종의 실적전망이 3분기, 4분기로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HMC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3분기 상장사 추정 순이익은 7월 초 추정치보다 13.3% 줄었다. 에너지(-41.6%) 정보기술(-26.0%) 업종의 추정 순이익이 크게 깎였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다음주 삼성전자 실적 잠정 발표를 앞두고 주요 상장사 실적 둔화 우려가 시장에 급속히 번졌다”며 “중국의 각종 경기지표가 엇갈리고 경기부양 기대가 식은 것도 수출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했다.
◆한국판 ‘모디노믹스’ 부재
한편으론 시장 불안을 해소할 정책 동력이 부족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일본의 ‘아베노믹스’나 인도의 ‘모디노믹스’, 중국의 ‘후강퉁’ 같은 환율 리스크를 극복할 강력한 테마가 없다는 것이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달 한국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6224억원 빠져나간 반면 인도에는 1조1000억원(10억3000만달러)이 유입됐다”며 “증시 상승동력이 될 정책의 유무에 따라 외국인 자금 흐름이 갈렸다”고 언급했다. 임태섭 맥쿼리 대표도 “정부가 발표한 내수부양책 중 실제로 진행된 것은 없다”고 꼬집었다.
외국인 자금을 유인하던 배당 기대가 약해진 점도 지수 2000선 붕괴의 원인이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 이후 배당 확대 기대로 영국을 제외한 유럽계 자금이 1조2000억원가량 유입됐지만 실제 배당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줄면서 이들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 자금의 불안한 흐름은 오는 28~29일의 미국 중앙은행(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 때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다만 코스피지수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지수 1950~1965선이 하락의 ‘마지노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950선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동욱/이고운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