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 미쓰이 등 일본 기업들이 대거 참여할 정도로 구체적이요 실무적이다. 대규모 개발이나 용도 변경 등과 관련한 복잡한 승인절차가 생략되는 등 규제완화에 따른 신속한 사업 집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여기에 일본 정부는 외국인 의사가 외국인 환자를 진료하는 병원 설립은 물론 일본에서 창업을 하려는 외국인의 체류요건 완화, 외국기업의 일본법인 설립절차 간소화 등 추가 규제완화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논의만 무성하던 도쿄 특구 프로젝트가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수도권 등 대도시를 세계적 거점으로 만들려는 시도는 비단 도쿄만이 아니다. 영국 런던은 ‘Tech City’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며 21세기 디지털 수도를 꿈꾸고 있고, 프랑스 파리는 ‘Greater Paris’를 내걸며 살아있는 거대 실험실이 되겠다고 한다. 미국 뉴욕 같은 대도시는 맨해튼에서 루스벨트섬에 이르는 신규 클러스터를 추진하며 21세기 세계 혁신 수도를 노리고 있다. 이게 세계적 도시들이 진화하는 방향이다. 혁신 클러스터 입지를 연구하는 학자들도 역동적인 도시야말로 최적지라고 말한다. 심지어 산업단지조차 도시 재생 관점에서 접근한다는 것이 시대적 흐름이다.
그러나 우리의 사정은 어떤가. 여전히 균형발전 도그마에 빠져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전체가 이미 거대한 규제지대로 바뀐 지 오래다. 기업도, 대학도, 연구소도 수도권에서는 무엇 하나 맘대로 할 수가 없다. 심지어 서울에서는 도시화에 역행하는 일들까지 버젓이 벌어진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도시 경쟁력은 물론이고 혁신 경쟁력까지 한꺼번에 날려보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