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코카콜라 성공엔 '쿠폰전략' 있었다
0.99달러처럼 9자로 끝나는 가격을 매기면 고객들에게 싼 제품이라는 인식을 준다. 하지만 미국 대형마트인 코스트코나 월마트는 9가 아닌 7이나 8로 끝나는 가격으로 상품값을 내놓는다. 36.17달러, 19.08달러와 같은 가격은 마치 원가를 철저히 계산해 값을 정한 것처럼 보이는 효과를 주기 때문이다.

《할인사회》의 저자는 한 푼이라도 더 싸게 사려는 소비자와 더 이윤을 남기려는 판매자들이 어떻게 서로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 애쓰는지 보여준다. 저자는 흥정이 필수인 이스탄불 시장 거리부터 루이비통과 같은 럭셔리 브랜드 매장까지 다양한 곳을 보여주면서 판매자와 소비자는 끊임없이 게임을 해야 하는 관계에 놓여 있다고 말한다.

가격 책정은 한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 코카콜라의 성공 뒤엔 쿠폰이 있었다. 1886년 코카콜라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는 수많은 탄산수 중 하나에 불과했다. 코카콜라는 세계 최초로 공짜로 먹을 수 있는 쿠폰을 발행했다. 이 시도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1914년까지 미국인 9명 중 1명이 콜라 샘플 음료를 마셨다.

저자는 아울렛에 가면 왜 마음에 드는 물건이 없는지, 질 좋은 제품은 백화점에서만 파는지 설명한다. 아울렛 제품의 60~70%는 이미 싼 가격에 제조된 아울렛 전용 제품이고 구찌와 보테가베네타는 본매장에서 잘 팔리지 않는 밝은 노란색 가방 같은 물건만 갖다 놓는다. 소비자도 정보를 무기로 판매자에게 가격을 ‘제시’해야 한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