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소란스러운 유럽' 강력한 대륙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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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미래를 말하다
앤서니 기든스 지음 / 이종민 옮김 / 책과함께 / 336쪽 / 2만원
앤서니 기든스 지음 / 이종민 옮김 / 책과함께 / 336쪽 / 2만원
“유럽 대륙이 평화, 안전, 자유 속에서 살 수 있도록 우리는 유럽 합중국을 건설해야 합니다. (…) 이 소란스럽고 강력한 대륙에서 제각각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확장된 애국심과 공통의 시민정신을 부여해줄 유럽 공동체를 구축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윈스턴 처칠이 1946년 9월19일 스위스 취리히대에서 했던 연설의 일부다. 영국의 저명한 사회학자인 앤서니 기든스는 《유럽의 미래를 말하다》에서 ‘유럽 합중국’을 주창한 처칠의 연설을 화두로 삼아 유럽이 강력한 대륙으로 발돋움해 인류의 장래 운명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유럽연합(EU)의 확고한 지지자인 기든스는 통일된 대륙을 구축하는 사업이 붕괴 위기에 놓였다고 진단한다. 유로화 체제의 불안과 재정 위기, 사상 최고의 실업률, 유럽 전역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분열로 대륙은 더는 강력하지 않고 소란스럽기만 할 뿐이다. 그는 EU의 행정을 두 가지 조직으로 나눠 설명한다.
EU 이사회, 집행위원회, 의회로 이뤄진 ‘EU1’은 평상시 이론적인 업무를 집행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유럽중앙은행과 국제통화기금 총재 등 소수로 구성된 ‘EU2’는 위기가 닥칠 때 선별적이고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한다. 이들은 EU를 지지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자국의 이해관계를 우선시한다.
저자는 유럽의 문제점을 타개하려면 ‘EU1’과 ‘EU2’가 더 긴밀하게 통합돼 운영되고, 민주적이고 합법적으로 제도화된 리더십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효과적인 리더십을 바탕으로 유로화의 안정과 함께 연방제 구조 위에서 더 강력한 ‘통합 유럽’을 이룩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로화 안정을 위한 독일의 역할 제시를 비롯해 유럽식 복지제도 존속을 위한 방안, 새로운 산업 체계 구상, 자국 기업 국내 유치와 청년 도제 시스템을 통한 실업률 해결, 신재생 에너지를 통한 환경 문제 개선 등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해법도 제안한다. 세계화와 정보화가 만드는 새로운 세상과 미국과 중국이 지배하는 ‘G2’의 세계에서 유럽 대륙이 ‘운명의 공동체’로서 다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방안으로 기든스는 ‘통합 유럽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윈스턴 처칠이 1946년 9월19일 스위스 취리히대에서 했던 연설의 일부다. 영국의 저명한 사회학자인 앤서니 기든스는 《유럽의 미래를 말하다》에서 ‘유럽 합중국’을 주창한 처칠의 연설을 화두로 삼아 유럽이 강력한 대륙으로 발돋움해 인류의 장래 운명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유럽연합(EU)의 확고한 지지자인 기든스는 통일된 대륙을 구축하는 사업이 붕괴 위기에 놓였다고 진단한다. 유로화 체제의 불안과 재정 위기, 사상 최고의 실업률, 유럽 전역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분열로 대륙은 더는 강력하지 않고 소란스럽기만 할 뿐이다. 그는 EU의 행정을 두 가지 조직으로 나눠 설명한다.
EU 이사회, 집행위원회, 의회로 이뤄진 ‘EU1’은 평상시 이론적인 업무를 집행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유럽중앙은행과 국제통화기금 총재 등 소수로 구성된 ‘EU2’는 위기가 닥칠 때 선별적이고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한다. 이들은 EU를 지지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자국의 이해관계를 우선시한다.
저자는 유럽의 문제점을 타개하려면 ‘EU1’과 ‘EU2’가 더 긴밀하게 통합돼 운영되고, 민주적이고 합법적으로 제도화된 리더십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효과적인 리더십을 바탕으로 유로화의 안정과 함께 연방제 구조 위에서 더 강력한 ‘통합 유럽’을 이룩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로화 안정을 위한 독일의 역할 제시를 비롯해 유럽식 복지제도 존속을 위한 방안, 새로운 산업 체계 구상, 자국 기업 국내 유치와 청년 도제 시스템을 통한 실업률 해결, 신재생 에너지를 통한 환경 문제 개선 등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해법도 제안한다. 세계화와 정보화가 만드는 새로운 세상과 미국과 중국이 지배하는 ‘G2’의 세계에서 유럽 대륙이 ‘운명의 공동체’로서 다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방안으로 기든스는 ‘통합 유럽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