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애플과 함께 근접무선통신(NFC) 결제 서비스를 시작함에 따라 스마트폰 시장에서 형성된 두 회사의 대결 구도가 모바일 결제 분야까지 옮겨가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새로 출시한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4와 아이폰6 시리즈에 NFC 결제 서비스를 탑재해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결제 플랫폼까지 확대하고 있다. 애플은 이달부터 미국에서 애플 페이 서비스를 시작해 NFC 결제 상용화를 꾀한다. 삼성전자는 이에 맞서 유니언페이(인롄카드)와 제휴해 14억 인구의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애플 페이 독주 막아라"…삼성, 中 최대 카드社 손 잡았다
○중국 최대 카드사와 제휴

유니언페이는 중국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서 점유율(결제금액 기준)이 80%를 웃도는 카드사다. 비자 마스타를 받지 않는 상점은 많지만 유니언페이와 제휴를 맺지 않은 상점은 드물다. 유니언페이의 NFC 결제를 지원하는 가맹점 단말기는 360만대가 넘는다. 이 가맹점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3, 갤럭시노트4, 갤럭시S4를 갖고 있는 소비자는 단말기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는 것만으로도 간편하게 물건을 살 수 있다. 물론 미리 유니언페이 카드 정보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 등록해 놓아야 한다.

애플은 앞서 지난달 초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 웨어러블 기기인 ‘애플 워치’와 함께 삼성전자의 NFC 결제 서비스와 같은 기능의 애플 페이를 발표했다. 지문인식 기능인 ‘터치ID’로 본인을 인증한 뒤 NFC를 통해 결제하는 방식이다. NFC는 널리 알려진 방식이지만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비자 마스타 등 주요 글로벌 카드사, 맥도날드 스타벅스 디즈니랜드 등 주요 오프라인 매장과 손잡은 점이 주목받았다. 단순히 방식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상용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이번 삼성전자-유니언페이 제휴도 마찬가지다. 중국에서 실제 결제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최대 카드사와 손잡고 NFC 결제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애플도 중국 시장 군침

애플도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에 관심이 높다. 해외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나인투파이브맥’ 등에 따르면 애플도 유니언페이와 손잡고 애플 페이를 중국 시장에 내놓기 위해 물밑 협상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시장에 관련 앱을 출시하고 상용 서비스에 나섰다는 점에서 애플보다 중국 내 행보가 빠르다. 애플은 이달 중 미국에서 애플 페이를 오픈한다. 삼성전자는 애플이 미국 시장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는 시기에 중국에서 서비스를 확대해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두 회사는 오프라인 모바일 결제뿐 아니라 온라인 결제 분야에서도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튠즈와 앱스토어, 애플 스토어 생태계를 구축해 다양한 실물·디지털 콘텐츠를 판매해 왔다.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대표적인 온라인 결제 플랫폼 ‘페이팔’과 제휴해 25개국에서 지문인식을 활용한 온라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전자지갑 서비스 ‘삼성 월렛’을 론칭했다. 각종 멤버십 카드와 쿠폰을 발급받아 이용할 뿐 아니라 항공 탑승권 등도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