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조만간 ‘기간제 근로자 고용안정 가이드라인’을 포함한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가이드라인에는 비정규직 경력 인정과 함께 상시·지속적 업무를 해온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권고하고, 직업능력 개발을 지원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상시·지속적 업무의 기준은 과거 2년 이상 계속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무다.
예를 들어 계약직으로 2년 일한 근로자가 정규직(무기계약직 포함)으로 전환되면 3년차 정규직 호봉을 인정받는 식이다. 다만 기업의 부담을 고려해 직전 2년간의 경력을 100% 인정하는 방식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경력과 업무 능력에 따라 산정하는 경력 인정 비율은 회사에 맡긴다는 것이다. 정부는 기업이 기간제, 파견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임금을 올려주면 인상분의 절반을 월 60만원 한도에서 1년간 지원한다.
정부, 40여社와 '정규직 전환' 협약 추진
정부는 가이드라인 발표 후 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오는 11월까지 40여개 기업과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또 지난달 현대, 기아차 사내 하도급 판결에 대한 후속 조치로 법원으로부터 불법파견 판정을 받았거나 사내하도급을 다수 활용하는 사업장에 대한 근로감독을 강화한다.
종합대책에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다루는 분야에 비정규직 사용을 제한하는 내용도 담겼다.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과 직결된 직종에 비정규직 비율이 높아 책임감 있는 업무 수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온 데 따른 보완책이다. 고용노동부는 연내 기간제법 및 파견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대리운전 기사, 텔레마케터, 화물트럭 지입 기사, 덤프트럭 기사 등 8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해서도 산재·고용보험을 적용하기로 하고, 12월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또 가사·간병 등 돌봄서비스 직종에 대한 인증제, 사회적 기업화 등을 담은 취약계층 고용 개선 대책도 다음달 말 제시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3일 “비정규직 종합대책에 대한 골격을 마무리하고 기획재정부와 부처 간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이달 중 경제관계장관회의 안건으로 상정할지, 노사정위원회로 옮겨 논의를 이어갈지는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노사정위 노동계위원에 비정규직 대표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