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글로벌 합작사업 결실…SK 윤활기유 세계 '톱3' 도약

SK루브리컨츠 스페인 공장 상업생산 본격 시작
해외 대표기업과 손잡는 '글로벌 파트너링' 성과

SK루브리컨츠의 스페인 카르타헤나 윤활기유 공장 전경. SK루브리컨츠 제공

윤활유 전문업체인 SK루브리컨츠가 글로벌 에너지 기업 렙솔과 손잡고 건설한 스페인 윤활기유 공장이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들어갔다. 윤활기유는 윤활유의 주원료다. SK루브리컨츠는 기존의 울산, 인도네시아에 이어 스페인 공장을 가동함으로써 엑슨 모빌, 셸에 이어 명실상부하게 이 부문 세계 3위 업체로 올라섰다.

이 사업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해외 업체들과 추진해 온 합작사업인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의 성과물로 평가받고 있다. 해외 경쟁사와 적극적인 제휴를 통해 글로벌 사업을 확대함으로써 미래 수익성을 높였다는 점에서다. SK루브리컨츠는 스페인 공장을 교두보 삼아 고급 윤활기유 최대 시장인 유럽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세계 3대 윤활기유 제조사로

SK루브리컨츠는 스페인 카르타헤나 윤활기유 공장이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다고 6일 발표했다. 이 공장은 SK루브리컨츠와 렙솔이 70 대 30 지분 비율로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3억3000만유로(약 4700억원)를 투자해 건설했다. 이곳에선 프리미엄 자동차의 윤활유 등을 만드는 데 쓰이는 고급 윤활기유를 하루 1만3300배럴(연 63만) 생산할 수 있다.

스페인 공장 가동으로 기존의 울산, 인도네시아 공장을 합쳐 전체 윤활기유 생산량이 하루 7만800배럴(연 350만)로 늘었다. 엑슨 모빌(12만1300배럴)과 셸(9만3000배럴)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회사 관계자는 “SK루브리컨츠는 고급 윤활기유 부문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라며 “유럽 시장에 생산과 판매 교두보를 마련한 만큼 이 부문에서 위상을 한층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 결실

이번 스페인 합작사업은 최 회장이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으로 거둔 성과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전략은 단독 투자에 따른 위험을 줄이고 각 분야 대표 외국 기업과 윈-윈 파트너십을 구축해 현지 합작공장을 건설하는 것을 말한다.

최 회장은 3년 전인 2011년 안토니오 브루파우 렙솔 회장을 만나 스페인에 합작공장을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최 회장은 당시 “고급 윤활기유 분야에서 글로벌 강자로 거듭나기 위해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주요 지역에서도 생산기지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그는 2008년에도 인도네시아 국영기업인 페르타미나와 두마이 공장 합작사업을 성사시킨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사업은 실무진이 2002년부터 3년간 추진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던 프로젝트”라며 “2005년 APEC 참석차 방한 중인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당시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최 회장이 면담한 것을 계기로 급진전되면서 결실을 맺었다”고 말했다.

SK루브리컨츠는 세계적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자동차 선박 등의 연비 향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급 윤활기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측은 앞으로도 글로벌 선도 업체들과의 합작을 확대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