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의 제2노조인 서울메트로지하철노동조합이 현 가입노조인 국민노총에서 탈퇴하고 한국노총에 가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국민노총의 핵심 세력인 서울메트로노조가 탈퇴할 경우 국민노총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힐 것이란 전망이다.

서울메트로노조는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 조합원 2800명을 대상으로 국민노총에서 한국노총으로 상급단체를 전환하는 방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고 6일 밝혔다. 조합원의 과반이 총 투표에 참여해 참여자의 과반이 찬성하면 한국노총으로 소속 전환이 이뤄지게 된다. 서울메트로노조 관계자는 “현재 국민노총 소속으로는 조직도 미약하고, 노동3권 중 중요한 단체교섭권이 없어 노조가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약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국민노총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으로 양분화된 기존 노조와 달리 이들과 차별화된 제3의 노동운동을 펼치겠다는 목표로 2011년 11월 출범했다. 당시 국민노총 설립의 핵심 세력이 서울메트로노조였다. 당시 정연수 국민노총 위원장은 서울지하철노조를 이끌다가 민주노총을 탈퇴한 후 서울메트로노조를 결성했다. 그는 서울메트로노조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국민노총 설립을 주도했다. 2011년 7월부터 복수노조가 허용되면서 중도 온건 성향의 국민노총이 세를 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국민노총이 상급단체로서 조직력이 강한 양대 노총의 벽을 넘지 못하고 기대만큼 세를 확산하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출범 당시 국민노총에는 지방공기업연맹, 환경서비스연맹, 운수연맹, 운수산업연맹, 도시철도산업노조, 자유교원조합 등 전국 단위의 6개 산별노조가 참여했다. 단위노조로는 100여개 노조가 참가하고 조합원은 3만여명이었다. 하지만 2012년 말 기준으로 조합원 수는 1만7914명으로 줄었다.

서울메트로노조가 탈퇴하면 ‘탈이념·실용추구’를 목표로 출범한 국민노총의 세력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된다. 뿐만 아니라 노동계가 사실상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으로 양분화되면서 향후 노동계 판도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