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왼쪽 다섯 번째)과 김원규 우리투자증권 사장(네 번째) 이 합병 이후  도약 의지를 다지며 손을 맞잡고 있다.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왼쪽 다섯 번째)과 김원규 우리투자증권 사장(네 번째) 이 합병 이후 도약 의지를 다지며 손을 맞잡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1969년 한보증권으로 설립돼 합병을 반복하며 국내 대표 투자은행으로 자리매김해왔다. 1983년 당시 대보증 권 시절 럭키증권과 합병해 LG증권으로 탈바꿈했고 1999년에는 LG종금과 합쳐 LG투자증권으로 거듭났다. 2004년에는 우리금융그룹 계열로 옮겨 우리증권과 합병한 뒤 지금의 우리투자증권으로 재탄생했다. 현재 임직원 수 2700여명으로 국내에 83개 지점, 해외에서는 런던, 뉴욕, 홍콩, 싱가포르(2곳), 인도네시아, 베트남, 베이징 등 8개 법인을 두고 있다.
[한국 금융 도약의 50년] 연말 NH농협증권과 합병 완료...총자산 38조 국내 1위 증권사로

그동안 다양한 변신을 통해 성장해온 우리투자증권은 올해 또 한번의 합병을 준비 중이다. NH농협증권과 합치게 되면서 연말 NH우투증권이 출범할 예정이다. 합병작업이 완료되면 우리투자증권은 자기자본 4조3000억원, 총자산 38조원으로 명실공히 국내 1위 증권사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게 된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미 주요 사업부문별로 국내 증권사 중 가장 큰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특히 투자은행(IB) 부문과 주식 트레이딩 부문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매년 업계 선두권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IB부문의 경우 한국경제신문 리그테이블 기준으로 기업공개(IPO), 증자 등 주식자본조달(ECM) 시장에서 올해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다.

장외파생상품 부문에서도 주가연계증권(ELS) 판매 부문 1위를 꿰차는 등 탄탄한 위상을 보인다. 또 롱쇼트 전략 기초자산 원금보장형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헤지펀드 연계 파생결합증권(DLS)을 처음 개발하는 등 상품개발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NH농협증권과의 합병이 한 차례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합병 직후 NH농협금융지주와의 시너지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내년께 헤지펀드 운용 사업에 진출한다. 현재 131개의 점포는 약 80개로 줄이되 대형화·광역화하기로 했다.

또 투자금융과 구조화금융을 결합한 홀세일(기관영업) 강화, 은행 및 농·축협과의 연계 영업, 전담중개업무(프라임 브로커리지) 확대 등에 나설 예정이다. 이와 함께 NH농협금융지주 계열이라는 점을 십분 활용해 농·축협 관련 신기술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렇게 해서 2020년까지 총자산 54조원, 연간 순이익 4000억원, 자기자본이익률(ROE) 7.5%, 홀세일 비중 55%의 초우량 증권사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우리투자증권은 향후 50년을 향한 장기 비전을 ‘통일’에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과 중국 동북3성, 러시아 자본을 활용한 인프라 금융 역량을 확보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상하이 지점을 IB센터로 확대하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사무소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