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현장취재 종목 핫라인 시간입니다.



증권팀 김종학 기자 나왔습니다.



어떤 기업을 다녀왔나요?



<기자>

연초부터 적대적 인수합병 논란을 겪고 있는 신일산업입니다.



선풍기 제조회사로 많이들 알고 계시지만, 계절가전을 비롯해 온수매트, 온풍기 등을 생산하는 소형가전 업체로 영역을 확장한 업체입니다.



59년 설립해서 설립 55주년, 상장한지는 40년이 된 장수기업입니다.



70~80년대는 많이들 아시는 것처럼 선풍기 판매로 승승장구 했지만, 값싼 중국산 제품과 가전업계, 유통환경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외환위기 이후 부침을 심하게 겪었습니다.



2005년에는 자본잠식으로 상장폐지될 뻔 한 위기를 겪기도 했는데 수년 전부터 경영상태가 호전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회사를 다시 살리는 과정에서 옛 사옥을 팔고 오너가 사재까지 출연하다보니 최대주주 지분이 크게 낮아진 상태입니다.



적대적 인수합병은 동기가 여러가지 겠지만, 신일산업의 경우 최대주주의 지분이 많지 않아 지배구조가 취약하다보니 적은 지분으로도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 있는 여건입니다.



적대적 인수합병 자체는 기업의 가치를 보고 사들여 키운다는 측면에선 그정적이지만, 한편으로는 이 과정에서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일반투자자들에게 피해가 전가된다는 점은 경계해야 합니다.



신일산업의 경우도 지난해말까지 천500원 수준이던 주가가 경영권 분쟁 이슈가 불거진 뒤 최대 2천800원선까지 오른 뒤 급등락 반복하고 있습니다.



경영권 분쟁 당사자 양측 접촉했는데 황귀남씨나 윤대중씨 측은 취재진 인터뷰 요청에 현재까지 응답이 없는 상태입니다.



우선 지금 진행 상황, 현재 회사 실적 부분까지 짚어볼까 합니다.



<앵커>

신일산업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가 연초부터 있었는데, 지금까지 진행상황부터 정리해볼까요?



<기자>

이번 경영권 분쟁의 발단부터 짚어봐야 될 것 같습니다.



신일산업은 최근 5년간 경영상태가 호전되면서 천안에 새로 공장을 설립했습니다.



경부고속도로가 인접한 위치에 만여 제곱미터 부지 공장과 물류센터를 짓고, 올해부터는 유명 연예인을 기용해 10여년 만에 광고도 다시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거액의 자금이 필요할텐데, 지난 2월초 자금 확보를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습니다.



<인터뷰> 송권영 신일산업 대표이사

"작년 9월 (부지 매입 관련) 계약을 끝냈고 자금이 200억 원 소요됩니다. 연구소와 연구원을 확충하고 제품 만드는 설비를 늘리기 위해 유상증자를 계획했습니다"



당시 차입금, 매입채무 상환 등에 139억원 사용할 계획이었는데, 공인노무사 황귀남씨를 비롯한 주주들의 반발에 반년 넘게 지연돼왔습니다.



이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회사측과 달리 주주들은 지분가치가 희석되는 부담 때문입니다.



황 씨등은 유상증자를 거부하고, 대신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현 경영진 교체, 퇴직 임원에게 거액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황금낙하산` 삭제 등 정관 변경에 나섰습니다.



당시 황 씨가 우호지분을 포함해 11.27%를 확보해 김영 신일산업 회장 지분 9.9%를 앞서는 상황이었는데, 의결권 행사에 제약을 받으면서 이같은 시도가 무위로 돌아갔습니다.



<앵커>

적대적 인수합병,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는 긴 소송전이 뒤따르는게 특징입니다. 신일산업도 여러 건의 소송이 얽혀있다고요?



<기자>

황귀남씨 등 주주들이 제기한 소송만 크게 3건입니다.



정기주주총회 결의 무효소송, 임시주주총회 소집,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 소송 진행돼.. 이 가운데 주주총회 결의 무효소송은 이달말 2차 변론을 앞두고 있습니다.



다만 임시주주총회소집, 유상증자 금지 가처분 등은 법원이 그동안 적대적 인수합병을 주도해온 황 씨를 실제 주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려 이 역시 무산됐습니다.



이 판결을 근거로 신일산업의 유상증자가 이달 1일부터 증권신고서 효력 발생에 들어가 내달말 신주 상장을 앞두게 됐습니다.



이에다라 경영권 분쟁도 여기서 일단락되가 싶었지만, 소송전이 다시 재개되는 양상입니다.



황 씨와 지분 공동보유자로 이름을 올렸던 윤대중씨가 전면에 나서서 정관 변경과 이사 해임 등을 골자로 한 임시주총 소집, 신주 발행을 금지하는 소송도 제기했습니다.



수원지방법원에서는 오늘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에 대한 심문에 들어갔습니다.



윤 씨측은 "유상증자로 인해 일반 소액주주 분들도 큰 피해가 예상됨에도 신일산업 측은 경영권 방어목적으로 이를 감행하고 있어서 매우 부당하다"이란 입장입니다.



여기에 지난달에는 신일산업의 재무담당 임원이었던 류승류씨가 유상증자 절차에 이의를 제기하고 회사를 경찰에 고발까지하는 등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송권영 신일산업 대표이사

"전 CFO가 불법 세력과 결탁했고, 협조자 관계임을 확인해 대기발령과 비상근조치를 내렸습니다. 해당 직원은 그만두겠다 입장 밝혔고 급여도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법적 맞대응을 하고, 만일 하자가 있다면 고치겠습니다"



<앵커>

현재 회사 상태는 어떤지, 적대적 M&A에 대한 경영진의 대응도 짚어볼 필요가 있을텐데요.



<기자>

신일산업은 2005년 상장폐지 위기 넘긴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 단행해 지금은 실적이 상당히 호전된 상태입니다.



매출액은 2011년 811억 원에서 지난해 1202억원으로 늘었고, 영업이익은 39억원에서 69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올해들어서도 2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642억원, 영업이익 56억원 기록 중입니다.



동전주 수준이던 주가도 지난해부터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회사를 위기에서 구해낸 건 지금 경영진이 인정받을 부분이지만 지배구조 문제나 주주가치에 대한 생각들은 개선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현재 신일산업의 지분구조를 보면 김영 회장과 송권영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14.11%로 적대적 인수합병에 나선 황귀남씨측 17.78%에 여전히 못미치는 상황입니다.



이미 지난 2004년 경영악화로 금호전기의 인수합병 시도로 한차례 홍역을 치렀습니다.



이후 황금낙하산 제도와 초다수결의제로 경영권 방어 장치를 뒀지만 취약한 지배구조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송권영 신일산업 대표이사

"배당 요건을 갖추지 못해 소액주주에게 송구스럽습니다. 금년 정기주총에서 배당 요건과 자사주 매입 요건 갖췄습니다. 회사가 이익이 나는 한 소액주주 가치 극대화하겠습니다"



<앵커>

적대적 인수합병이 논란은 되지만 사실 자본시장에선 필요한 제도입니다.



<기자>

적대적 인수합병을 통한 경영권 분쟁은 올해들어서만 신일산업, 한국토지신탁, 대구백화점, 피씨디렉트 등 유사한 사례가 여러건 이어져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적대적 인수합병이 부정적으로만 인식되는 경향이 있지만 경영 한계에 몰린 기업을 사들여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대단히 필요한 제도인건 사실입니다.



다만 앞서 신일산업의 사례처럼 긴 소송전에 따른 경영상의 부담, 또 여기에 뒤따르는 부정적 여론과 주가의 비정상적 움직임 등 부작용도 큽니다.



기업단체들도 이 제도에 대해 부정적이지만, 한편으론 기회로 삼을 필요도 있습니다.



<전화 인터뷰> 정재규 기업지배구조원 연구조정실장

"자연스러운 M&A시도는 이뤄져야 자본시장에서 원활한 흐름이 되는 거거든요. 그게 막혀있으면 동맥경화증처럼 한계 기업들이 결국 망할 때까지 활로를 찾지 못하고 퇴출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완화하고 해소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수합병은 적절한 것이 있고..."



적대적M&A 목표가되는 기업은 지배구조가 됐든, 경쟁력이나 회사 자산의 효율적인 운용이라든지 어딘가 부족하기 때문에 표적이 됩니다.



공들여 키운 기업을 누군가 빼앗아 간다가 아니라 인식제고를 통해 경쟁력을 키우는 기회로 삼아야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을 것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현장취재 종목취재 핫라인, 증권팀 김종학 기자였습니다.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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