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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취업문 여는 한경 TESAT] 승자의 저주와 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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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세진 교수의 경제학 톡 <95>
    [대학·취업문 여는 한경 TESAT] 승자의 저주와 경매
    얼마 전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 경매에서 10조원이 넘는 금액으로 낙찰받았다.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액수라 ‘승자의 저주’가 걱정된다는 평가도 나왔다. 경제학의 경매 이론에 등장하는 승자의 저주가 무슨 의미인지 알아보자.

    승자의 저주는 참가자들이 경매 대상에 기대하는 가치는 같지만 그 가치를 아무도 정확히 모를 때 발생한다. 즉, 가치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높은 가격을 제시해 경매에서 이긴 승자는 결과적으로 그 가치를 지나치게 높게 평가했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경매 대상의 실제 가치가 지급하는 비용보다 낮거나, 최소한 낙찰자의 예상보다는 낮은 현상을 승자의 저주라고 한다. 물론 경매 이론에서는 경매 참가자들이 승자의 저주를 예상하고 각자 평가한 가치보다 낮게 입찰할 것으로 예측하지만, 현실이 항상 이론대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경매는 입찰 가격이 경매 중에 공개되는지 여부에 따라 공개 경매와 봉인 경매로 나뉜다. 공개 경매는 말 그대로 참가자들이 얼마를 부르는지 실시간으로 공개되는 경매인데, 보통 낮은 가격에서 시작해 경쟁적으로 가격을 높이다가 더 이상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참가자가 없으면 그때까지 가장 높은 가격을 낸 참가자에게 낙찰되는 방식이다. 반면 봉인 경매는 참가자들이 지급하고자 하는 가격을 적어 넣은 봉투를 봉인해 경매인에게 동시에 제출하면 경매인이 이를 개봉해 가장 높은 금액을 적은 참가자를 낙찰자로 정하는 방식이다. 이때 낙찰자가 본인이 적은 금액을 지급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어떤 경매에서는 낙찰자가 본인이 적은 금액이 아니라 두 번째로 높은 입찰 금액을 지급하도록 하기도 한다.

    이번 한국전력 본사 부지 경매의 방식은 봉인 경매 중에서도 낙찰자가 본인이 적은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만약 같은 봉인 경매라도 낙찰자가 두 번째로 높은 입찰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이었다면 현대자동차는 또 다른 경매 참가자였던 삼성전자의 입찰가를 지급하게 될 터였다. 공개 경매를 했다면 삼성전자가 최종적으로 부른 가격에 약간만 더 높은 가격을 현대자동차가 불러 낙찰됐을 것이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입찰가와 거의 비슷한 금액을 냈을 것이다. 즉, 봉인 경매를 하든, 공개 경매를 하든 낙찰자는 현대자동차였겠지만 최고 입찰가를 지급하는 봉인 경매이다 보니 다른 방식에 비해 추가적인 지출이 상당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 덕에 빚더미 공기업 한국전력의 숨통이 트인다니 나라로선 좋은 일이다. 이번 경매 결과가 승자의 저주로 나타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기왕 이렇게 된 바에는 현대자동차에도 좋은 일이 되기 바란다.

    민세진 < 동국대 경제학 교수 sejinmin@dongguk.ed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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