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藥이 되는 조언이 불쾌하게 느껴질 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하버드 피드백의 기술
더글러스 스톤·쉴라 힌 지음ㅣ김현정 옮김ㅣ21세기북스ㅣ484쪽│1만8000원
더글러스 스톤·쉴라 힌 지음ㅣ김현정 옮김ㅣ21세기북스ㅣ484쪽│1만8000원
![한경 DB](https://img.hankyung.com/photo/201410/AA.9164775.1.jpg)
![[책마을] 藥이 되는 조언이 불쾌하게 느껴질 때](https://img.hankyung.com/photo/201410/AA.9164760.1.jpg)
저자들은 보통 사람들이 ‘진실 자극’ ‘관계 자극’ ‘정체성 자극’ 때문에 피드백에 불쾌함을 느낀다고 설명한다. 진실 자극은 피드백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거나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할 때 생겨난다. 관계 자극은 피드백의 내용보다 피드백을 주는 상대나 상황 때문에 생겨나는 자극이다. 정체성 자극은 자기 자신의 문제로,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의식이 무너지는 현상을 말한다.
홍씨는 자신의 구위가 떨어졌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황했고(진실 자극), 자신보다 경력이 짧은 후배가 조언을 한다는 사실(관계 자극)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감독은 말 그대로 “폼을 고쳐보라”고 가볍게 말했을 뿐인데 ‘선발투수 자리를 위협받는다’고 생각해(정체성 자극) 스스로를 궁지로 몰았다. 이런 오해는 취미로 하는 야구뿐만 아니라 회사 생활이나 가족 사이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저자들은 피드백을 받아들일 때 가장 먼저 그것이 인정과 조언, 평가 중 어떤 것인지 구분하라고 말한다.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고, 상대가 자신에게 들려준 말이 무엇인지 이해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자신에게 주어지는 피드백을 모두 부정적인 것으로 치부해 버리기 쉽다. 상대를 무시하거나 부딪히려고 하는 마음가짐도 좋지 않다. 피드백에 상처받거나 피드백을 한 사람을 의심하기에 앞서 내용을 냉정히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정체성 문제에 대해선 피드백을 왜곡해 받아들이지 말고 균형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라고 조언한다.
이 책에서 가장 강조하는 개념은 ‘성장형 정체성’이다. 저자들은 “성장형 정체성을 지녀야 피드백을 잘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한다. 자신을 어떤 형태의 사람이라고 고정시키면 이와 어긋나는 상황과 충돌하지만, 변화하고 성장하는 정체성을 지닌다면 타인의 조언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남들이 무슨 말을 할지 알 수 없고. 막을 수도 없지만 이를 성장의 발판으로 만드는 것이 자신에게 득이 된다. 필요없는 피드백을 적절히 거절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덤이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