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 CEO 열전⑤]길문종 메디아나 회장, 26년 헬스케어 몸담은 '의료기기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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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기업 손잡고 해외시장 개척
- '매출 1000억·영업이익 200억' 달성 준비 완료
- '매출 1000억·영업이익 200억' 달성 준비 완료
기업을 제대로 알고 싶으면 그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성공한 기업은 CEO의 역량과 혁신의 자세, 영속기업을 만들기 위한 열정 등이 그대로 투영된 결과물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최 근 주식시장에 입성하는 신규 상장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공모주 투자부터 상장 이후 주식투자에 이르기까지 투자자들은 알짜 기업 정보에 목말라 하고 있습니다. [한경닷컴]은 주식시장에 갓 데뷔한 신규 상장기업부터 상장승인 심사를 마친 기업들의 CEO들을 집중 탐구하는 시리즈물로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편집자 주] 지난 7일 오전 한국거래소 로비에서 만난 길문종 메디아나 회장(사진)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다. 세 번의 도전 만에 코스닥시장 상장에 성공한 길 회장은 거래소 신규 상장 기념식에 참석한 후 내려오는 길이었다.
"코스닥 상장 열풍이 불었던 2001년과 2002년에도 코스닥 상장을 추지했지만 고배를 마셨습니다. 당시 많은 코스닥 상장사 최대주주들의 도덕적 해이로 상장의 벽이 높아졌죠. 그 후 13년 만에 저와 메디아나 직원들의 꿈인 코스닥시장에 상장하게 됐습니다."
이번 코스닥 상장은 한국 토종 헬스케어 전문업체인 메디아나가 탄생한 지 22년 만에 이룬 쾌거다.
◆ 26년 헬스케어 몸담은 '의료기기통'
길 회장은 학군사관후보생(ROTC) 장교로 군 복무를 마친 후 국내 헬스케어 시장에서 행군을 이어온 이른바 '의료기기통'이다. 1989년 메디슨(현 삼성메디슨)에 입사해 4년간 해외를 돌며 국제영업 경험을 쌓았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1993년 막연하게 꾸던 창업의 꿈을 이뤘다.
서울 논현동에 9.9㎡ 규모의 방 한 칸을 얻고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첫 한 달간 아무 일도 하지 못했다. 길 회장은 이때부터 해외 의료기기 전시회를 찾아 발로 뛰며 영업을 시작했다.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한 자료를 만들어 전시회를 찾은 딜러들을 직접 찾아다녔어요. 그렇게 만난 메디아나의 첫 글로벌 기업이 바로 세계 의료산업 분야 10대 기업인 미국 코비디언이죠. 이렇게 국내외로 발을 넓히면서 지난해 코넥스시장 개장과 함께 상장한 데 이어 이번에 코스닥 이전 상장에도 성공했습니다."
길 회장은 코스닥 상장에 연달아 낙방한 후 신제품 개발 및 고객사 확보에 집중, 현재 매출을 2001년 대비 3배 이상 키웠다. 이 회사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11억5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3% 증가했고, 매출액은 180억1000만원으로 15.7% 뛰었다.
"2001~2002년 당시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의 흥망성쇠(興亡盛衰)를 지켜봤습니다. 13년간 보며 느낀 것은 결국 투자자들이 인정하는 회사는 실적이 꾸준히 성장하는 회사라는 사실었어요. 이제 소액주주들까지 품게 됐으니 재무 건전성을 지키며 실적으로 답을 내놓는 회사가 될 것입니다."
◆ 글로벌 기업 손잡고 해외시장 개척
회사 성장을 이끈 효자제품은 환자감시장치와 심장제세동기다. 환자감시장치는 센서를 이용해 환자의 심전도, 혈압, 혈중산소포화도, 체온 등 생체신호를 측정해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장치다. 메디아나는 국내 환자감시장치 제조업 시장 내 1위 기업이다. 자동 심장제세동기는 갑자기 멈춘 심장에 전기에너지를 전달해 심장활동을 정상적으로 전환시키는 장치다.
신규 매출을 확보하는 자체 브랜드 사업뿐 아니라 안정적인 매출 성장을 견인하는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코비디언뿐 아니라 스위스 쉴러, 일본 후쿠다덴시 등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들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7%로 늘었다.
"지난 5년간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했습니다. 그 결과 전 세계 80여개국에 대리점을 구축하고 우리 제품을 유통하고 있습니다. 또 각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들과 1년 가량의 검증기간을 거쳐 ODM 계약을 성공, 40만대의 장치를 공급하는 중이죠. 이를 통해 향후 5년내 매출 1000억원, 영업이익 200억원을 달성할 계획입니다."
◆ "매출 1000억 달성 위한 준비는 끝"
'매출 1000억·영업이익 200억' 달성을 위한 준비는 이미 돼 있는 상태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총 7개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현재 신제품 매출이 실적에 반영되고 있지 않아 향후 1000억원 매출 달성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전체 인력의 26%인 45명이 연구·개발(R&D) 인력이고 매년 연구비용으로 매출액의 10% 가량을 재투자했습니다. 이미 신성장동력을 마련해 뒀기 때문에 공모자금 90여억원도 신제품 개발이 아닌 원주 문막 의료기기산업단지에 제2공장을 짓는 데 사용할 것입니다."
문제는 주가다. 메디아나 주가는 상장 첫날인 7일 시초가 대비 8% 넘게 하락한 데 이어 8일에도 3% 가량 떨어졌다. 코스닥 상장 후 주가가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길 회장은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재 주가 흐름이 안 좋지만 분기별·반기별 실적 성장을 통해 꾸준히 주가가 상승하는 기업이 될 것입니다. 실적이란 결과로 이야기할 때 결국 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신뢰를 가질 것입니다. 지금 주가가 많이 뛰어 출렁거리는 것보다 지속적으로 오르는 모습을 보여 드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최 근 주식시장에 입성하는 신규 상장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공모주 투자부터 상장 이후 주식투자에 이르기까지 투자자들은 알짜 기업 정보에 목말라 하고 있습니다. [한경닷컴]은 주식시장에 갓 데뷔한 신규 상장기업부터 상장승인 심사를 마친 기업들의 CEO들을 집중 탐구하는 시리즈물로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편집자 주] 지난 7일 오전 한국거래소 로비에서 만난 길문종 메디아나 회장(사진)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다. 세 번의 도전 만에 코스닥시장 상장에 성공한 길 회장은 거래소 신규 상장 기념식에 참석한 후 내려오는 길이었다.
"코스닥 상장 열풍이 불었던 2001년과 2002년에도 코스닥 상장을 추지했지만 고배를 마셨습니다. 당시 많은 코스닥 상장사 최대주주들의 도덕적 해이로 상장의 벽이 높아졌죠. 그 후 13년 만에 저와 메디아나 직원들의 꿈인 코스닥시장에 상장하게 됐습니다."
이번 코스닥 상장은 한국 토종 헬스케어 전문업체인 메디아나가 탄생한 지 22년 만에 이룬 쾌거다.
◆ 26년 헬스케어 몸담은 '의료기기통'
길 회장은 학군사관후보생(ROTC) 장교로 군 복무를 마친 후 국내 헬스케어 시장에서 행군을 이어온 이른바 '의료기기통'이다. 1989년 메디슨(현 삼성메디슨)에 입사해 4년간 해외를 돌며 국제영업 경험을 쌓았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1993년 막연하게 꾸던 창업의 꿈을 이뤘다.
서울 논현동에 9.9㎡ 규모의 방 한 칸을 얻고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첫 한 달간 아무 일도 하지 못했다. 길 회장은 이때부터 해외 의료기기 전시회를 찾아 발로 뛰며 영업을 시작했다.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한 자료를 만들어 전시회를 찾은 딜러들을 직접 찾아다녔어요. 그렇게 만난 메디아나의 첫 글로벌 기업이 바로 세계 의료산업 분야 10대 기업인 미국 코비디언이죠. 이렇게 국내외로 발을 넓히면서 지난해 코넥스시장 개장과 함께 상장한 데 이어 이번에 코스닥 이전 상장에도 성공했습니다."
길 회장은 코스닥 상장에 연달아 낙방한 후 신제품 개발 및 고객사 확보에 집중, 현재 매출을 2001년 대비 3배 이상 키웠다. 이 회사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11억5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3% 증가했고, 매출액은 180억1000만원으로 15.7% 뛰었다.
"2001~2002년 당시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의 흥망성쇠(興亡盛衰)를 지켜봤습니다. 13년간 보며 느낀 것은 결국 투자자들이 인정하는 회사는 실적이 꾸준히 성장하는 회사라는 사실었어요. 이제 소액주주들까지 품게 됐으니 재무 건전성을 지키며 실적으로 답을 내놓는 회사가 될 것입니다."
◆ 글로벌 기업 손잡고 해외시장 개척
회사 성장을 이끈 효자제품은 환자감시장치와 심장제세동기다. 환자감시장치는 센서를 이용해 환자의 심전도, 혈압, 혈중산소포화도, 체온 등 생체신호를 측정해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장치다. 메디아나는 국내 환자감시장치 제조업 시장 내 1위 기업이다. 자동 심장제세동기는 갑자기 멈춘 심장에 전기에너지를 전달해 심장활동을 정상적으로 전환시키는 장치다.
신규 매출을 확보하는 자체 브랜드 사업뿐 아니라 안정적인 매출 성장을 견인하는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코비디언뿐 아니라 스위스 쉴러, 일본 후쿠다덴시 등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들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7%로 늘었다.
"지난 5년간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했습니다. 그 결과 전 세계 80여개국에 대리점을 구축하고 우리 제품을 유통하고 있습니다. 또 각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들과 1년 가량의 검증기간을 거쳐 ODM 계약을 성공, 40만대의 장치를 공급하는 중이죠. 이를 통해 향후 5년내 매출 1000억원, 영업이익 200억원을 달성할 계획입니다."
◆ "매출 1000억 달성 위한 준비는 끝"
'매출 1000억·영업이익 200억' 달성을 위한 준비는 이미 돼 있는 상태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총 7개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현재 신제품 매출이 실적에 반영되고 있지 않아 향후 1000억원 매출 달성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전체 인력의 26%인 45명이 연구·개발(R&D) 인력이고 매년 연구비용으로 매출액의 10% 가량을 재투자했습니다. 이미 신성장동력을 마련해 뒀기 때문에 공모자금 90여억원도 신제품 개발이 아닌 원주 문막 의료기기산업단지에 제2공장을 짓는 데 사용할 것입니다."
문제는 주가다. 메디아나 주가는 상장 첫날인 7일 시초가 대비 8% 넘게 하락한 데 이어 8일에도 3% 가량 떨어졌다. 코스닥 상장 후 주가가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길 회장은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재 주가 흐름이 안 좋지만 분기별·반기별 실적 성장을 통해 꾸준히 주가가 상승하는 기업이 될 것입니다. 실적이란 결과로 이야기할 때 결국 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신뢰를 가질 것입니다. 지금 주가가 많이 뛰어 출렁거리는 것보다 지속적으로 오르는 모습을 보여 드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