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 IT 보조기구 통해 세상과 소통하다… 두번째 이야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낯설었던 보조기구가 이제는 내 몸처럼 느껴지다
이재억 씨는 4년 전 몸이 불편해짐을 느끼고 병원에 갔다가 '파킨슨'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파킨슨'은 도파민이라는 운동에 작용하는 신경전달물질의 소실로 오는 이상 운동질환 중 하나로, 손발의 떨림과 경직으로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준다. 작년부터 증상의 진행 속도가 빨라진 이 씨는 컴퓨터 사용이 크게 어려워져 결국 센터를 찾게 됐다.
서울종합방재센터에서 소방관으로 근무하던 이 씨는 한글 입력이 분당 200타 이상 나올 정도의 빠른 손을 가지고 있었지만, 장애가 진행됨에 따라 컴퓨터 사용에 좌절을 겪어야 했다. 오른손 손가락의 분리움직임이 왼손보다 더 어려웠던 이 씨는 마우스를 사용하는 데 불편함이 많아 코스콤 IT보조기구 보급사업을 통해 마우스와 키보드 등을 지원받았다.
이 씨가 보급받은 보조기구는 총 3가지로, 한글이 크고 진하게 인쇄되어 있어 식별이 쉬운 큰글씨 한글키보드와 키보드 경사조절받침대, 손 기능을 보완할 왼손자용 버티컬마우스이다. 그 중 버티컬마우스는 손의 기능적 자세를 용이하게 하고 손목을 편안하게 해 신체피로를 최소화하는 특수마우스다. 흔히 장시간 마우스 사용으로 올 수 있는 터널증후군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이 씨는 장애 전 즐겨썼던 펜글씨 대신 컴퓨터 자판을 열심히 누르며 여가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씨는 서울시보조공학서비스센터와의 인연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장애인 복지관의 수기&스토리텔링 공모전에도 관련 글을 작성해 공모할 예정이라고 했다.
더 이상 이 씨는 장애에 좌절하지 않는다. 컴퓨터를 통해 정보의 바다를 헤엄치며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