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악, 강력한 불만"…한중관계 파장 '촉각'

정부는 10일 불법조업 단속에 저항하던 중국 어선의 선장이 우리 해경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사건에 대해 외교채널을 통해 중국에 공식 통보했다.

외교부는 이날 주한중국대사관측에 사고 경위를 설명하면서 '정확한 사실 관계를 조사중이며 사고 경위와 별도로 사고 발생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명하며 유족에게 위로의 뜻을 전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의 폭력적 법집행 행동으로 중국어선 선장이 사망하게 된 데 대해 경악감을 느끼고 이에 대해 강력한 불만을 표시한다"면서 "우리는 한국이 즉각 이 사건을 진지하고 철저하게 조사하고 책임자를 엄하게 처벌할 것과 조사 및 처리 관련 상황을 즉각 중국에 통보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건 발생 직후 주한 중국영사관이 한국 정부에 '긴급항의'를 제기했으며 중국 외교부 영사국 역시 주중 한국대사관 측에 엄정한 항의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한중간 외교 마찰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전에도 서해에서 불법 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 관련 사고로 양국간 외교 마찰이 발생한 적이 있었다.

2010년에는 단속중이던 우리 해경 경비함과 충돌한 중국 어선이 전복돼 중국 선원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건과 관련, 중국측이 한국측의 책임을 주장하면서 양국간 마찰이 있기도 했다.

2011년에는 불법조업중이던 중국 어선을 단속하던 해양경찰관 1명이 중국 어민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그러나 2012년 중국 어선 선원이 불법조업 단속에 저항하다 해경의 고무탄에 맞아 숨졌을 때는 중국이 "폭력적인 법 집행을 중단하고 유사 사건 재발을 막기를 요구한다"고 항의하기는 했으나 이후 양측이 신중한 대응 기조를 유지하면서 당시 사건이 외교 갈등으로 비화되지는 않았다.

정부 소식통은 이번 사건이 한중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외교 및 어업 당국간 긴밀히 소통하고 있으며 한중 양국 간에는 불법 조업 관련 사항이 양호한 협력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가는데 공감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전북 부안군 왕등도 서쪽 약 144㎞ 해상에서 중국 선적 80t급 타망어선 노영호 50987호 선장 송호우무(45)씨가 해경의 불법조업 단속에 격렬하게 저항하다 해경이 쏜 권총에 맞은 뒤 치료 과정에서 숨졌다.

(서울·베이징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이준삼 특파원 solec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