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샤를 드 카스텔바작은 지난달 30일 프랑스 파리 개선문 인근 뤼벡가의 대형 창고에서 내년 봄·여름(S/S) 신제품을 공개했다. 카스텔바작은 관람객이 서서 패션쇼를 보도록 했다. 마치 파리 뒷골목, 길거리에 서 있는 듯한 느낌으로 자신의 패션쇼를 관람해 주길 원해서다.

주차요원용 형광색 조끼를 입은 남성들이 관람객 틈에서 어슬렁거린 것도 이 때문이다. 창고 한쪽에는 기아자동차의 박스카 쏘울이 서 있었다. 하얀색 정비복을 입은 남성들은 벽에 붙어 있는 기하학적인 문양을 다듬고 있었다. 모델들이 우아하게 걸어 나온 뒤 무대 뒤편으로 사라지는 전형적인 패션쇼의 틀을 답습하지 않았다.

흰색, 붉은색, 파란색 등 강렬한 원색이 주류를 이뤘다. 의상을 구성하는 선은 깔끔하고 날렵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재킷을 마치 날개처럼 등에 매달고 나온 모델도 있었다. 일명 ‘아줌마 선캡’으로 불리는 자외선 차단용 모자는 카스텔바작의 의상과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파리=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