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중국인 멤버 루한 탈퇴 선언…中 'K팝 한류' 비상
인기 절정인 그룹 엑소의 중국인 멤버 루한(24·사진)이 탈퇴 절차를 밟으면서 중국 내 K팝 한류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인 멤버 한경(전 슈퍼주니어), 크리스에 이어 루한까지 탈퇴하겠다고 나서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K팝 한류의 노하우를 중국에 고스란히 빼앗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1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그룹 엑소의 중국인 멤버 루한은 이날 오전 SM을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 부존재 확인 소송을 냈다. 루한의 법률 대리인은 법무법인 한결이 맡았다.

루한 측은 “SM이 한국인 멤버로 구성된 엑소 K팀과 중국인 멤버로 구성된 M팀을 차별했다”고 주장했다. 루한 측은 “데뷔 초기 K팀은 SM의 지원을 받으며 활발히 활동했지만 M팀은 활동이 없는 상태에서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며 “K팀 멤버보다 사생활을 심하게 제약받았다”고 설명했다.

루한은 지난달 두통과 수면장애 등 건강상의 문제로 장시간 비행이 어렵다며 엑소의 태국 공연에 참여하지 않아 소속사와 갈등설이 불거졌다. 지난 5월 크리스의 소송 이후 엑소 멤버들은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강조하며 11인조 활동으로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불과 5개월 만에 다시 균열이 생겼다. 루한이 지난 8월 중국 웨이보 최다 댓글 수로 세계 기네스에 등재되는 등 중국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멤버여서 타격이 클 전망이다.

SM 측은 이에 대해 “스타로서 인기를 얻게 되자 계약을 무시하고 개인의 이득을 우선시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SM은 “중국을 포함한 해외 파트너 및 법률 전문가들과 함께 적극적이고 다각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며 “엑소의 향후 활동은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SM이 만든 K팝 가수 조련 시스템이 흔들리면서 한류 자체의 인기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중국인 멤버들은 일단 K팝 가수로 인기를 얻은 뒤 중국에서 활동하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계산 때문에 탈퇴하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슈퍼주니어의 한경이 SM에서 탈퇴한 뒤 솔로로 중국에서 큰돈을 번 게 대표적이다. 음악업계 관계자는 “중국 멤버 이탈은 K팝 노하우를 빼가는 저열한 행위”라며 “스타 시스템이 붕괴되면 K팝 한류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