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와 홍콩거래소 간 교차매매를 뜻하는 ‘후강퉁’ 제도 시행을 앞두고 중국 펀드들의 수익률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중국본토 주식인 상하이A주의 반등이 점쳐지면서 중국본토 펀드들은 석 달 새 15% 넘는 수익을 냈다. 하지만 홍콩 상장 주식에 투자하는 홍콩H주 펀드는 민주화 시위 악재로 한 달 새 6% 가까운 손실을 내며 고꾸라졌다.
맛있는 수익률 줄 펀드, 상하이냐…홍콩이냐
○본토펀드 ‘날고’, 홍콩펀드 ‘기고’

12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61개 중국본토 펀드가 최근 석 달 새 거둔 수익률(10일 기준)은 평균 15.44%였다. 후강퉁 시행에 따른 주가 반등이 예상되면서 상하이종합지수가 17.21% 오른 덕분이다.

홍콩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도 본토펀드와 함께 상승 흐름을 타는 듯했지만, 지난 한 달간 5.84%의 손실을 내며 연초 이후 수익률이 마이너스(-1.26%)로 곤두박질쳤다. 민주화 시위로 MSCI차이나지수가 한 달간 4.99% 조정받았기 때문이다.

자금 유출입은 그러나 정반대 양상이다. 중국본토 펀드에서는 지난 석 달간 629억원, 한 달간은 214억원이 빠져나갔다. 장기간 수익 부진에 시달리던 투자자들이 최근 성과가 개선되면서 환매 요청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반면 홍콩H주 펀드로는 한 달 새 520억원이 순유입됐다.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는 카지노 인터넷 통신 등의 주식이 홍콩증시에만 상장돼 있어 홍콩주식 역시 후강퉁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에 발빠른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성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당분간 홍콩보다 본토주식 유망”

전문가들은 후강퉁 시행이란 호재도 있지만 중국본토, 홍콩주식 모두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역사적 저점 부근이라 중국펀드 비중을 늘려볼 만한 적절한 시기라고 분석했다. 손동현 현대증권 글로벌자산전략팀 연구원은 “국영기업 개혁과 정부 경기부양, 후강퉁 시행에 따른 유동성 개선 효과까지 더해져 상승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에 따라 중국펀드 투자 전략을 다르게 세워야 한다는 진단이다. 김대영 KB자산운용 해외운용본부 팀장은 “단기적 관점에서는 그동안 접근이 어려웠던 A주 중 저평가된 대형주 위주로 반등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원 한국투신운용 채널영업본부 부장도 “후강퉁 시행 이후 외국인 수급이 크게 개선되면서 상하이 대형주들이 반등해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예상된다”며 “원금 회복이 안된 기존 중국본토펀드 투자자라면 좀 더 보유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후강퉁 시행으로 중국펀드에 관심이 높아진 신규 투자자라면 홍콩, 본토펀드 구분 없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정부 정책 수혜주(재생에너지, 전기차)나 카지노, 인터넷, 정보기술(IT), 소비주 등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특정 업종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를 골라 들어가는 게 유리하다는 진단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