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공무원 보수 올린 건 민간에 봉급인상 신호준 것"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은 올 들어 세금이 덜 걷히는 이유에 대해 기본적으로 성장률이 낮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지난 10일 워싱턴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우리나라의 경상성장률이 지난 3년 연속 3%대였는데 그러면 아무 이유 없이 세수가 10조원가량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세율을 올리더라도 세수가 늘어나지 않는다”며 “세금을 인상해 경제에 찬물을 끼얹기보다 정부가 빚을 좀 내서라도 돈을 풀고 경제를 살려서 세금이 더 들어오게 하는 정책을 쓸 때”라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내년도 성장목표를 실질성장률 4%, 경상성장률 6% 정도로 가져가려고 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기업의 투자 위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가계가 숨통을 터야 경제가 잘 돌아간다며 봉급생활자들의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년간 부동산 및 주식시장 침체 영향으로 ‘부의 효과’가 사라져 가계가 월급만으로 먹고살아야 하는데 임금이 오르지 않으니 소비가 늘겠느냐”며 “공무원 임금을 내년에 평균 3.8% 인상키로 한 것은 민간에 (임금 인상에 나서달라는) 신호를 주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통상 보수정권에서는 임금억제 정책을 펴고 기업이 고용을 확대함으로써 발생하는 ‘낙수효과’를 강조하는데 나는 이런 논리가 지금 잘 작동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또 “진보진영에서 나의 경제정책을 크게 비난하지 않고 있다”고 자평하면서 “나는 진보도, 보수도 아닌 스스로 ‘잡파’라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 부총리는 이날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과 양자회담을 했다. 한·일 재무장관이 회담을 한 것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취임 후 2년 만에 처음이다.

최 부총리는 “정경분리 원칙 아래 경제협력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