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검은 월요일'…외국인 무차별 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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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가까이 급락 534
덩치 안가리고 매도 강도 높여…종목 아닌 한국시장 비중 줄이기
돈 몰렸던 중소형株 펀드…매물 폭탄 쏟아질 가능성
"코스피가 반등점 찾아야 진정될 듯"
덩치 안가리고 매도 강도 높여…종목 아닌 한국시장 비중 줄이기
돈 몰렸던 중소형株 펀드…매물 폭탄 쏟아질 가능성
"코스피가 반등점 찾아야 진정될 듯"
코스닥시장이 ‘블랙 먼데이(검은 월요일)’를 맞아 초토화됐다.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4% 가까이 떨어지며 하반기 상승분이 고스란히 날아갔다. 하락 종목만 873개로 전체 코스닥 상장사의 80%가 넘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대형주에서 시작된 외국인 매도 공세가 중소형주로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중소형주 나홀로 강세 ‘끝’
코스닥지수는 13일 전 거래일보다 3.89% 하락한 534.31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344억원, 기관투자가들이 275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떨어뜨렸다.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피해가 컸다. 컴투스를 뺀 코스닥 시총 10위 이내 종목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CJ E&M이 11.28% 하락한 것을 비롯해 다음(-7.78%) 동서(-7.19%) 파라다이스(-6.07%) 등이 5% 이상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한국 시장에서 자금을 빼면서 그동안 이익을 낸 중소형주를 집중적으로 팔아 치운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인 CIMB의 이도훈 리서치센터장은 “대형주들은 주가가 얼마 오르지 않아 차익을 실현할 여지가 적은 반면 중소형주들은 최근 급락세를 감안하더라도 대부분 수익률이 좋다”며 “그동안 많이 오른 종목을 중심으로 추가 매물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나한익 노무라증권 이사도 “외국인들이 대형주와 중소형주를 가리지 않고 던지고 있다”며 “시장 비중 자체를 조정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형주 약세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대형주에 비해 유동성이 떨어지는 코스닥시장 특성 때문에 개별 종목의 호재가 부정적인 수급 기조를 견뎌내기 어려워 보인다. 올해 내내 돈이 몰렸던 중소형주 펀드에서 매물 폭탄이 쏟아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중소형주지수인 러셀2000이 올 들어 9% 떨어진 반면 코스닥은 이날 하락분을 감안하더라도 7%가량 올랐다”며 “달러 강세 국면임을 감안할 때 이날과 엇비슷한 수준의 추가조정이 더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도 “개별 종목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한국 주식시장 자체에 대한 불신이 지수를 떨어뜨린 것”이라며 “코스피지수가 반등점을 찾아야 코스닥의 불안 심리도 진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도 1920대로 밀려
코스피지수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0.27% 상승)와 현대차(0.28%)가 모처럼 반등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전 거래일보다 0.71% 떨어진 1927.21까지 지수가 밀렸다. 코스피지수가 1920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3월 이후 처음이다.
시가총액 1, 2위를 정리한 외국인들이 다음으로 덩치가 큰 종목들을 처분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의 유가증권시장 순매도액은 지난 2일 이후 가장 많은 3193억원에 달했다.
김경덕 메릴린치 주식영업부 전무는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코스닥과 마찬가지로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가가 괜찮았던 종목들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 강세가 국내 수출기업에 호재라고는 하지만 중국, 유럽 등 주요 글로벌 시장의 회복이 늦어지면 약발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대형주와 중소형주 모두 반등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송형석/강지연 기자 click@hankyung.com
◆중소형주 나홀로 강세 ‘끝’
코스닥지수는 13일 전 거래일보다 3.89% 하락한 534.31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344억원, 기관투자가들이 275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떨어뜨렸다.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피해가 컸다. 컴투스를 뺀 코스닥 시총 10위 이내 종목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CJ E&M이 11.28% 하락한 것을 비롯해 다음(-7.78%) 동서(-7.19%) 파라다이스(-6.07%) 등이 5% 이상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한국 시장에서 자금을 빼면서 그동안 이익을 낸 중소형주를 집중적으로 팔아 치운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인 CIMB의 이도훈 리서치센터장은 “대형주들은 주가가 얼마 오르지 않아 차익을 실현할 여지가 적은 반면 중소형주들은 최근 급락세를 감안하더라도 대부분 수익률이 좋다”며 “그동안 많이 오른 종목을 중심으로 추가 매물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나한익 노무라증권 이사도 “외국인들이 대형주와 중소형주를 가리지 않고 던지고 있다”며 “시장 비중 자체를 조정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형주 약세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대형주에 비해 유동성이 떨어지는 코스닥시장 특성 때문에 개별 종목의 호재가 부정적인 수급 기조를 견뎌내기 어려워 보인다. 올해 내내 돈이 몰렸던 중소형주 펀드에서 매물 폭탄이 쏟아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중소형주지수인 러셀2000이 올 들어 9% 떨어진 반면 코스닥은 이날 하락분을 감안하더라도 7%가량 올랐다”며 “달러 강세 국면임을 감안할 때 이날과 엇비슷한 수준의 추가조정이 더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도 “개별 종목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한국 주식시장 자체에 대한 불신이 지수를 떨어뜨린 것”이라며 “코스피지수가 반등점을 찾아야 코스닥의 불안 심리도 진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도 1920대로 밀려
코스피지수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0.27% 상승)와 현대차(0.28%)가 모처럼 반등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전 거래일보다 0.71% 떨어진 1927.21까지 지수가 밀렸다. 코스피지수가 1920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3월 이후 처음이다.
시가총액 1, 2위를 정리한 외국인들이 다음으로 덩치가 큰 종목들을 처분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의 유가증권시장 순매도액은 지난 2일 이후 가장 많은 3193억원에 달했다.
김경덕 메릴린치 주식영업부 전무는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코스닥과 마찬가지로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가가 괜찮았던 종목들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 강세가 국내 수출기업에 호재라고는 하지만 중국, 유럽 등 주요 글로벌 시장의 회복이 늦어지면 약발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대형주와 중소형주 모두 반등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송형석/강지연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