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0세 이상 남성 2명 중 1명은 중년층 여성이 많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 골다공증이나 골감소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다공증과 골감소증은 뼈의 밀도가 약해지는 질환이다. 넘어지면 쉽게 골절로 이어지고 심할 경우 사망할 수 있다.

대한내분비학회(이사장 강무일)는 ‘세계 골다공증의 날(10월20일)’을 앞두고 13일 연 기자간담회에서 “50세 이상 남성 절반이 골다공증이나 골감소증을 앓고 있지만 이들 환자 10명 중 9명은 진단이나 치료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발표했다. 학회는 “골다공증은 일반적으로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 나타나는 노화 과정의 하나로 생각하지만 장년 남성들도 유병률이 매우 높고 골절로 인한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학회 보고서에 따르면 50세 이상 여성은 10명 중 3~4명, 남성은 10명 중 1명이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을 경험했다. 하지만 골다공증 골절로 인한 사망 위험률은 남성이 여성보다 더 높았다. 예컨대 골다공증으로 인해 대퇴 골절이 발생한 70세 이후 남성 10명 중 3~4명은 1년 내 사망했다. 이는 여성에 비해 1.3배나 높은 수준이다.

강무일 이사장은 “남성은 골다공증에 주의를 거의 기울이지 않는데, 50세 이상 장년층 남성이 골다공증을 앓으면서 골절을 당하면 사망률이 매우 높아진다”고 말했다.

흡연과 음주, 영양 불균형 등의 생활습관뿐만 아니라 저체중, 가족력, 만성질환 치료약물의 장기 복용 등도 골다공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김덕윤 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센터 교수(대사성골질환연구회 회장)는 “골다공증을 예방하려면 1주일에 2회 이상 걷기, 에어로빅과 같이 체중이 실리는 운동을 하고 멸치, 우유 등 칼슘을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한편 세계골다공증재단 자료에 따르면 세계 골다공증 대퇴골절 환자는 1950년 166만명에서 2050년에는 626만명까지 증가하고, 이 중 약 50%인 325만명 정도가 아시아에서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