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밸류플러스·트러스톤장기高배당·미소중소형株 "투자전략 튀네"…PB센터서 뜨는 새내기 펀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이 찾는 인기펀드가 바뀌고 있다. 5000억원이 넘는 대형펀드의 인기는 시들해진 반면 수백억원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출시된 지 반 년도 안 된 새내기 펀드를 포트폴리오에 넣는 PB가 늘고 있다. 이들 펀드는 이름값이 아니라 가치주펀드면서 M&A(기업 인수합병)주를 편입하는 등 차별화된 운용 전략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게 공통점이다.

◆‘큰손’ 100억원 투자

삼성자산운용이 지난 7월1일 출시한 가치주펀드 ‘삼성밸류플러스’엔 최근 세 달 사이 886억원이 들어왔다. 지난달엔 한 고액자산가가 한 번에 1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현재 설정액은 891억원으로 올해 출시된 가치주펀드 중 가장 크다. 출시 이후 수익률은 6.80%.

지난달 3일 설정된 배당주펀드 ‘트러스톤장기고배당’은 약 한 달 열흘 만에 200억원을 끌어모았다. 최근 한 달 수익률은 2.27%로 배당주펀드 평균 수익률(-3.55%)보다 6%포인트 정도 높다. 중소형주펀드 중에선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의 ‘마이다스미소중소형주’가 단연 두각을 보이고 있다. 6월17일 설정된 이 펀드는 A클래스 기준 최근 3개월간 15.67%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공모형 중소형펀드 32개 중 1위다. 현재 설정액은 36억원으로 크지 않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고액 자산가들의 문의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차별화된 ‘플러스 알파’ 전략

이들 펀드가 출시될 때만 해도 시장에선 회의적인 전망이 많았다. 신영밸류고배당, 한국밸류10년투자, KB중소형주포커스 등 배당주와 가치주 그리고 중소형주펀드 등의 ‘대표선수’들 그늘에 묻힐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새내기펀드들은 차별화된 ‘플러스 알파’ 전략으로 고수익을 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밸류플러스펀드는 M&A 관련주 투자 전략을 들고 나왔다. “기본적으로 저평가주를 포트폴리오에 넣지만 M&A 등의 이유로 주가가 크게 떨어졌거나 오를 가능성이 있는 것에도 투자한다”는 게 이 펀드를 운용 중인 한성근 펀드매니저의 설명이다.

미소중소형주펀드는 글로벌 트렌드를 감안해 투자 종목을 선별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독점적인 지배력과 브랜드를 갖추고 해외시장을 공략 중인 중소형주에도 선별 투자한다. 이하윤 마이다스에셋 펀드매니저는 “헬스케어주와 의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주에 투자한 점이 주효했다”며 “60개 종목을 편입비율 1~4% 정도로 나눠 샀다”고 말했다. 장기고배당펀드는 작년 배당률이 높았던 종목에 투자하는 일반적인 배당주펀드와 달리 현금이 많고 배당 성향이 낮은 종목들을 선별해 투자하는 전략을 활용 중이다.

펀드 규모가 작은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김규범 KDB대우증권 PB클래스 갤러리아 부장은 “기존 펀드들은 보유하고 있던 주식의 주가가 급락하면 우량주라도 비중을 늘리기보단 매도를 고민해야 한다”며 “반면 미소중소형주 등 새내기펀드들은 최근 주가가 많이 떨어진 종목들을 부담 없이 매수할 수 있는 등의 장점이 있어 자산가들에게 인기”라고 설명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