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뷰] 생물다양성은 지구 미래에 대한 투자
생물다양성과 생태계는 지구 상의 모든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근간임에도, 산림과 목초지 및 습지를 포함한 생태계의 황폐화는 여전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인류에게 산림은 안전한 공기와 마실 물을 제공하고, 비옥한 토지는 식량과 의약품을 제공해 주는 원천이다. 또한 습지와 맹그로브숲은 자연재해의 완충장치 역할을 한다. 이렇게 우리 모두는 생존을 위해 자연에 의존하고 있으며, 특히 전 세계 빈곤층 수백만 명은 절대적으로 자연에 기대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금 강원 평창에서는 지구 상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는 중요한 회의인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12th Conference of Parties·COP 12)’가 열리고 있다. 190여개국 관련 부처 장관들과 여러 대표단이 참가하는 이번 총회에서는 글로벌 차원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논의와 더불어 생물다양성의 보전 및 이에 따른 이익의 공정하고 공평한 분배라는 목표의 달성 노력과 관련된 그간의 성과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있을 예정이다.

이번 주에 진행되는 회의는 생물다양성협약에 따라 수립된 목표인 ‘아이치 타깃(Aichi Target)’의 이행 의지를 참가국별로 재차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2010년에 합의돼 2020년까지 추진되는 아이치 타깃은 각국이 더 이상의 생물다양성 손실을 막기 위해 손실의 원인을 진단하고 목표 달성에 장애가 되는 요인들을 줄이면서, 생물다양성을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즉각적으로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은 그간 ‘COP 12’와 같이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국제회의들을 주최하고 녹색기후기금(GCF) 등의 주요 신생 기구에 대한 재정적 후원을 아낌없이 제공해 왔다.

유엔개발계획(UNDP)과 한국은 중요하고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UNDP 서울정책센터는 농어촌 개발 사업, 산업화, 수출 주도형 경제성장, 민주화 등 한국의 풍부한 개발 경험과 노하우를 전 세계와 공유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과 UNDP는 공동으로 조성한 신탁기금을 통해 콜롬비아를 포함한 10여개 국가에서 빈곤층을 대상으로 생계 수단의 제공 및 보호 사업을 수행했으며, 이에 따라 수천 명이 일자리 복귀를 위한 교육 훈련과 소규모 창업 지원 및 소액 융자 서비스를 제공받게 됐다.

앞으로 UNDP는 생물다양성을 포함한 광범위한 개발 분야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려고 한다. UNDP는 지금까지 2000여개 보호 지역에 대한 관리 강화를 포함해 전 세계 146개국에서 500건이 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70여개국에서 기후변화 적응 및 완화 사업을 추진해왔다.

우리 모두는 이번 주에 진행되는 회의의 여세를 몰아 앞으로 지구 생태계와 생물종 및 유전자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만 한다. 더 많은 정책과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필요한 추가 재원을 마련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노력은 곧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하나뿐인 지구의 미래, 그 자체에 대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헬렌 클라크 < 유엔개발계획(UNDP) 총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