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밍주 거리전기 회장과의 내기에서 내가 이길 확률은 99.99%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사진)이 최근 국가인터넷정보사무실 주최 행사에서 한 말이다. 에어컨 제조업체 거리전기는 2005년부터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고,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는 올 2분기 삼성전자를 제치고 중국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잘나가는 두 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내기를 한 것은 작년 12월 중국 중앙방송 CCTV 주최로 열린 ‘2013 중국 경제인’ 시상식 자리에서다. 당시 두 사람은 앞으로 5년 안에 샤오미 매출이 거리전기를 추월할 수 있을지를 놓고 10억위안을 건 내기를 했다. 지난해 샤오미 매출은 316억위안으로 거리전기(1200억위안)의 약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내기를 시작한 지 1년이 채 안 되는 시점에 레이 회장은 자신의 승리를 장담했다. 레이 회장은 “내가 능력이 뛰어나서라기보다 샤오미는 ‘인터넷 시대의 날개’를 달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샤오미의 매출은 올해 800억위안(약 14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중국 재계에서는 두 사람의 내기를 인터넷 기업과 전통 제조기업 간의 상징적인 대결로 보고 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