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 "사용자 프라이버시 최우선…감청 영장에 응하지 않겠다"
다음카카오가 지난 7일부터 검찰 등의 감청 영장에 응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사진)는 13일 저녁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사이버 검열’ 논란에 대해 “앞으로는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최우선에 두겠다. 그동안 안이한 인식과 미숙한 대처로 사용자에게 불안과 혼란을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하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는 법과 프라이버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반드시 프라이버시를 우선하는 정책을 실시하겠다”며 “지난 7일부터 감청 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고 있고 앞으로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법적인 문제가 발생한다면 대표이사인 내가 책임지겠다”고 덧붙였다.

감청 영장은 수사기관이 특정한 사람의 카톡 대화 내용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사전에 요구하는 것이다. 이미 이뤄진 카톡 대화의 제출을 요구하는 압수수색 영장과 구별된다. 카카오는 그동안 감청 영장을 받으면 수일간의 카톡 내용을 모아 수사기관에 제출했다. 이 대표는 “카카오톡 대화 내용의 서버 보관 기간을 2~3일로 줄였기 때문에 압수수색 영장이 들어와도 사실상 대화 내용을 보는 것은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카카오는 또 사용자들의 대화 내용을 암호화하는 ‘프라이버시 모드’도 순차적으로 적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1 대 1 대화방은 올해 안으로, 그룹 채팅방은 내년 1분기까지, PC 버전 카카오톡은 내년 2분기까지 프라이버시 모드를 도입할 예정이다. 내년 3분기까지는 수신 확인된 메시지를 아예 서버에 저장하지 않는 기능도 추가된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