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400만원까지 13.2% 세액공제 혜택…수령 때까지 세금 유예…복리효과는 덤
연금저축은 연간 1800만원 한도 내에서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개인연금상품이다. 투자자가 증권 은행 보험 등 금융회사에서 연금저축계좌를 개설하고 돈을 넣으면 금융사들은 보험, 신탁, 펀드 등에 투자한다. 한 사람이 여러 개의 연금저축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연금저축 납입금은 연간 최대 400만원까지 13.2%의 세액공제 혜택이 있다. 투자자는 연말 정산 때 약 52만원을 돌려받는다. 또 연금저축계좌에서 발생한 이자·배당 수익에 대해선 내야 할 세금이 연금 수령 시점으로 미뤄진다.

혜택이 있는 만큼 의무도 있다. 가입기간은 최소 5년이고 만 55세 이후 최소 10년 동안 나눠 연금저축계좌의 돈을 수령해야 한다. 중간에 해지하면 세액공제를 받은 원금과 발생한 이익이 기타소득으로 간주된다. 여기엔 16.5%의 기타소득세가 부과된다. 중도 해지하면 손해라서 장기간 돈을 묻어둘 마음을 굳게 먹고 가입해야 한다.

복리효과 극대화·저율 과세 가능
年 400만원까지 13.2% 세액공제 혜택…수령 때까지 세금 유예…복리효과는 덤

연금저축이 반드시 가입해야 할 투자상품으로 꼽히는 가장 큰 이유는 ‘절세효과’ 때문이다. 연간 납입한도는 모든 금융회사를 합해 1인당 1800만원이다. 모든 소득세 납부자는 연간 최대 400만원 납입액에 대해 13.2%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연말 정산 시 내야 할 세금 중 최대 52만8000원을 공제받을 수 있다.

일부에선 올해부터 연금저축 세제혜택이 소득공제(과세 표준에서 연간 최대 400만원을 공제해줘 소득세율에 따라 납입액의 6.6~41.8% 세금 절감 효과가 있었음)에서 세액공제(연간 400만원 한도의 납입액에서 13.2%를 세금에서 빼주는 것)로 바뀌면서 절세효과가 줄었다고 토로한다. 물론 고소득자의 경우 세금으로 당장 돌려받는 돈이 줄긴 했다. 그러나 이는 근시안적인 관점으로 평가된다.

일단 연금저축 가입자는 적립금을 운용해 얻은 이자·배당에 대한 세금을 그해에 내는 게 아니라 연금을 수령할 때 납부한다. 가장 큰 혜택은 ‘커지는 복리효과’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에 따르면 매월 33만4000원씩 20년간 해외펀드에 투자해 매년 연 8%의 수익을 내면(연금저축계좌의 세액공제금액은 펀드에 재투자 가정), 연금저축계좌 투자자는 2억151만원, 일반 투자자는 1억6600만원을 손에 쥘 수 있다. 매년 세금을 떼느냐 안 떼느냐에 따라 약 3500만원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세금 절감 효과다. 현재 이자나 배당과 같은 금융소득에 대한 원천징수세율은 15.4%다. 반면 연금소득에 대한 세율은 연간 최대 1200만원을 개인연금으로 수령한다고 가정할 때 연령에 따라 3.3~5.5%의 세율이 적용된다. 당장 세액공제를 못 받더라도 연금저축계좌를 통해 금융상품에 투자하면 향후 낮은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으면서 전체 연 소득이 4600만원을 넘는 소득자라면, 연금저축계좌를 통해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이익이다. 게다가 연 400만원 이상 납입액에 대해선 중도 인출이 자유로워진 점도 긍정적이다.
年 400만원까지 13.2% 세액공제 혜택…수령 때까지 세금 유예…복리효과는 덤
펀드 가입 후 나이 들면 신탁으로

연금저축은 크게 금융투자회사의 연금저축펀드, 은행의 연금저축신탁, 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으로 구분된다. 연금저축펀드는 국내외 주식형·채권형펀드,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자유롭게 적립이 가능하다. 그러나 원금이 보장되진 않는다. 은행의 연금저축신탁은 보통 주식 관련 상품 비중이 10% 미만이고, 대부분 채권형 상품에 투자한다. 연금저축펀드와 마찬가지로 자유적립식이고 원금보장이 가능하다. 연금저축보험은 매월 정해진 금액을 납입해야 한다. 보험사의 공시이율에 따라 수익이 정해진다.

연금저축계좌는 자유롭게 옮겨 탈 수 있다. 이에 따라 연령별 활용법이 다르다. 20~30대 직장인의 경우 연금저축펀드의 주식 고비중 상품에 먼저 가입해 공격적인 운용을 하는 편이 낫다. 이후 은퇴 시점이 가까워오면 연금저축신탁으로 계약을 이전해 원금을 안전하게 지키는 전략이 일반적이다. 연금저축계좌 이동 시 수수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증권사의 경우 계좌 이동 수수료가 없어지는 추세다. 또 연금저축보험의 경우 가입 후 일정 기간은 사업비가 공시이율보다 비싸 계약 이전 시 원금보다 적은 금액을 받는 경우도 있다.

펀드 리밸런싱 정기적으로 시행해야

연금저축펀드에 가입했다면 펀드 성과를 1~2년 단위로 비교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연금저축펀드가 10~20년 장기투자하는 상품이긴 하지만 어떤 펀드에 투자했는지에 따라 수익률 격차가 많이 날 수 있어서다. 투자자가 직접 펀드를 선택할 수 있다. 주식시장과 글로벌 경제 상황에 따라 국내 액티브펀드, 국내 채권형펀드, 해외 주식형펀드 등으로 두세 개 펀드에 나눠 투자하는 것이 올바른 전략으로 평가된다.

만약 자금 운용 여력이 충분한 투자자라면 국내 주식형펀드는 일반 계좌로 투자하고, 연금저축계좌로는 해외 펀드에만 투자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는 현재 비과세 혜택이 있다. 그러나 미국, 유럽 등 해외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와 채권형펀드에는 발생한 이익에 대해 15.4%의 세금을 부과한다. 이에 따라 연금저축계좌를 해외 펀드로만 운용하면 내야 하는 세금을 연금 수령 시점에 저율로 낼 수 있기 때문에 이익이다.

올해부터 연금저축계좌는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부분에 대해 자유로운 중도인출을 보장했기 때문에 이런 투자자들의 경우 1800만원을 꽉 채워 해외 펀드에 투자하는 게 좋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