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철규 교수(오른쪽)가 학생들에게 바이오 의약품 제조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하철규 교수(오른쪽)가 학생들에게 바이오 의약품 제조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서울 용산역에서 KTX로 1시간30분 남짓 걸려 도착한 충남 논산 한국폴리텍 특성화대학 바이오캠퍼스. 4~5층 규모의 붉은색 벽돌 건물 몇 동이 꽤 정갈해 보였다.

한국폴리텍 특성화대학은 2012년 한국폴리텍대가 바이오, 섬유패션, 항공, 안성여자캠퍼스 등 네 곳을 묶어 발족시킨 통합 대학으로, 논산 바이오캠퍼스는 특성화대학의 본부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6월 교육부 정보공시에 따르면 이 캠퍼스의 올해 취업률은 92.7%다. 이는 전국 172개 전문대학 중 최고 수준으로, 특히 바이오캠퍼스의 간판 학과인 바이오배양공정과는 4년째 취업률 100%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 청년 취업률이 40% 수준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몇 년째 ‘졸업생 전원 취업’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써가고 있는 바이오배양공정과에는 어떤 ‘성공 비결’이 있을까.

바이오캠퍼스의 입학생 선발은 4년제 대학과 마찬가지로 수시 1·2차, 정시 모집으로 진행된다. 일반 대학과의 차이는 면접 단계에서 기업체 임원이 면접관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교수 두 명과 기업체 임원 한 명이 각각 지원자의 수학능력과 함께 해당 기업에서 일할 의지와 생각을 가늠한다. 그렇게 선발된 학생들은 1학년 때 전반적인 바이오배양 공정 이론을 배우고, 2학년 때부터는 ‘기업체 맞춤형 협약반’에 들어가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업무 수행능력을 기른다. 현재 바이오배양공정과에는 ‘셀트리온반’ ‘삼성바이오로직스반’ ‘녹십자생명반’ 등이 운영 중이며, 협약반에 들어간 학생들은 등록금과 생활비 명목으로 학기당 200만원을 해당 기업에서 지원받는다.

하철규 학과장은 “지난 2월 전원 취업에 성공한 바이오배양공정과 졸업생 28명 중 23명은 협약반 출신”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취업한 기업은 셀트리온(8명), 삼성바이오로직스(5명), 녹십자(3명), 일동제약(2명) 등으로 평균 연봉은 3000만원 안팎이었다.

교수진의 실력과 학교 측의 지원도 유명 대학 못지않다. 교수 대부분이 산업체 경력 10년 이상의 박사 연구원 출신으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교수 1인당 10개 기업을 맡아 학생들과 기업을 연결하는 ‘기업전담제’를 시행하고 있다.

교육을 위한 기자재도 실제 산업현장에서 쓰는 것과 동일하다.

바이오캠퍼스 학장을 겸하고 있는 이배섭 한국폴리텍 특성화대학장은 “학교 문을 열 때 촌구석에서 뭐가 되겠느냐는 말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직접 찾아와 인재를 모셔가는 학교가 됐다”며 “청년들이 시류에 휩쓸려 일반 대학에 진학하기보다는 무언가 하나를 확실히 배울 수 있는 학교를 선택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경=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